개인적인 생각 수필로 끄적이기 #1
"인생은 만남의 존재이다." 독일의 의사이자 작가인 카로사(Hans Carossa)가 한 말이다. 만남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지도 않고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문득 사람을 만나는 일이 얼마나 특별한지 요즘 더 생각하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특정한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어쩌면 작은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그 소중함을 잊어버리는 것 같다.
가끔 카페에 앉아 핸드폰을 보거나 글을 쓰는 대신, 창가에 앉아 사람들을 구경하곤 한다. 길을 지나가며 스치는 수많은 얼굴들, 그들 중 누군가와 우연히 눈이 마주칠 때면 '저 사람의 인생은 어떤 모습일까?' 하고 궁금해지기도 하고, 만약 그 사람이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사이일까 상상해보기도 한다. 어쩌면 그 사람이 내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누군가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인연과 만남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이렇게 오랫동안 인연이 이어질 줄 알았을까?' 가족을 제외한 지인이나 친구들을 생각해 보면, 아마 그때는 몰랐겠지만 그 시절의 만남이 이렇게 특별한 것이 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중학교 친구들을 처음 만난 시절이 떠오른다. 어색하지만 그 시절만의 순수함과 우정으로 이루어진 만남.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서로 만나면 이제는 어색하지 않고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그 시절의 추억도 나누며 때로는 깊은 밤 고민을 상담하기도 하고, 좋은 일이 있을 때 서로 축하하며 진심으로 기뻐해주는 소중한 인연이 된다.
생각해 보면 우리의 삶은 크고 작은 만남의 연속이다. 그리고 만남이라는 것이 항상 사람에게만 국한되는 것 같지는 않다. 푸르고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시원하게 부는 바람에서 느낄 수 있는 공기의 흐름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추워진 겨울을 느낄 수 있는 입김을 보면서 삶의 의지와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했던 그 순간도 일종의 만남이다. 또 책과의 만남도 빼놓을 수 없다. 요즘 나가는 독서 모임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좋지만, 내가 알지 못하거나 읽지 않은 책을 다른 이들에게 소개받으면서 책에 담겨 있는 세상을 여행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물론 만남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때로는 차라리 만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라 생각되는 만남도 있을 것이다. 나에게 상처를 주고 아픔을 주기도 하며, 단순히 만남에 상처를 받는 것이 아니라 내 인생에 흠집이 나고 가치관이 흔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그런 만남들도 내게 중요한 가르침을 준다. 사람을 첫인상으로 판단할 수 없고, 그 사람의 진정한 가치관과 행동을 보기 위해서는 만나보고 이야기도 나눠봐야 한다는 것을.
가끔은 지나간 만남을 되돌아보며 아쉬움에 젖을 때도 있고, 내가 좀 더 다가가거나 노력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도 한다. 어쩌면 그렇게 지나간 인연들 중에서도 나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줄 수 있고 소중한 관계가 될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래서일까? 요즘은 일상 속에서 작은 만남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기려고 노력한다. 기존에 있던 사람들과의 만남도 좋고 중요하지만, 앞으로 내가 살아가는 인생에 있어서 앞서 말했던 독서 모임이라든지 다른 소셜링의 모임, 혹은 온라인에서 알게 된 만남일지라도 이 모든 순간이 다 특별한 만남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앞으로 어떤 만남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모든 만남이 나를 조금씩 변화시키고 성장시킬 것이라는 것. 아니면 지금 이 순간에도 내 인생을 조금씩 변화시킬 수 있는 만남이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문득 궁금해졌다.
당신은 어떠신가요?
오늘 하루, 어떤 특별한 만남이 있으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