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어본 그 사랑.

삶. 생명의 삶.

by 타자 치는 컴돌이


사랑은 무엇인가.

사랑의 본질은 무엇인가.

사랑에도 '진리(영구히 변하지 않는 사실)'가 존재할 수 있는가.


너는 그런 질문을 던지고 던졌다. 그에 맞는 답을 발견하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다시 굴러들어 온 죽음의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서 사랑이라 하는 것을 찾아내야만 했다.

그 끝에서 네가 도달한 곳은, 네게 '사랑'을 다시 일깨워준 것이 있는 곳이었다.

너는 성경이라는 것을 펼쳤다.



'성경'은 놀라운 것이었다. 너는 성경을 보고 놀라워했다. 그 내용 때문이 아니라, 휴지보다도 얇은 종이에 빽빽하게 들어찬 활자를 보고 놀란 것이었다. 너는 인간의 인쇄술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두고 감탄했다.

아무튼 너는 성경을 넘겼다. 한 번 보기로 했다. 전에 네게 '사랑'을 일깨워준 그것을 다시 바라보기로 했다. 너는 보았다. [누가 누굴 낳고, 누가 누구를 낳고, 누가 누구를 낳고........]. 다시 덮을까 고민한 뒤 너는 다른 부분을 펼쳤다. 중후반의 부분이었다. 그곳을 조금 재미있는 장면이었다. '예수'가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었다. 너는 그것을 마치 고대 철학자의 가르침을 받는 사람의 마음으로 읽었다.

너는 그렇게 성경과 가까워졌다.


성경과 가까워질 때부터, 너는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을 체험했다. 단순히 죽음이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원천을 채워나가는 느낌이었다. 너는 그것이 사랑이라 믿었다.


결국 너는 기독교에 속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 말이 신의 존재를 믿는다는 말은 아니었다. 너는 여전히 예수를 과거의 '인간'으로 보았고, '하나님'의 존재에 확신을 가지지 않았다.

네가 '기독교'를 바라는 것은, 온전히 그 안에 있는 '사랑'을 사랑했기 때문이었다.

무언가 너를 채우는 사랑을 경험했다. 그 사랑이 너를 생명의 삶을 사는 자로 일어서게 했다. 그것 속에 신의 존재는 몰라도, 사랑이 있음은 알았다. 너는 그것을 느꼈다.


너는 그것이 허상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 안에서 배우고 느낀 '사랑'이라는 것이 사실은 혼자만의 착각이거나, 또는 미치광이가 되어가는 과정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충분히 그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미치광이가 된다고 해도, 이게 꿈을 꾸는 착각과 같은 것이라 해도, '죽음'에서 벗어나 '삶'을 충만하게 채우는 무언가가 있음을 느낄 수 있다면. 너는 그걸로 충분했다. 그걸로 되었다.



중요한 건, 기독교라거나 신의 존재라거나 하는 것이 아니었다. 네게 중요한 것은 그냥 그 속에 든 '사랑'이라 하는 것이 너를 회복시키고 충만하게 채운다는 사실 하나뿐이었다.

그 사랑이 너를 죽음에서 건졌다. 그 사랑이 너를 생명으로 인도했다. 그 사랑이 너를 회복시켰다. 그 사랑이, 그 최후 마지막의 사랑이, 가장 고통스러울 때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어보고 마주한 단 하나의 사랑이. 그 사랑이 지금 함께한다는 사실이 네게 중요할 뿐이었다.

너는 그렇게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매거진의 이전글붙잡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