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문제 해결을 위해 최정예 전투병 투입
이렇게까지 정신적으로 힘듦을 감내해 가며 직장을 계속 다녀야 할지 말지의 물음에 결정적 계기가 찾아왔고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퇴사의 수순을 4일만에 마쳤다.
다행히 10월에 급여가 나왔지만, 통장의 잔액과 급여를 모두 합쳐 충동적 구매에 해당되는 것에 모두 털어냈다. 이후 퇴직금이 나왔고, 혹시라도 실직상태가 장기화된다면 이 퇴직금을 헐어서 최저생계유지를 생각해봤다.
그러나 당장 11월 카드비용을 지불해야하는 시간의 압박이 다가오고 있다.
퇴직금을 풀기엔 아까워서 보유했던 주식 중 빨간 숫자가 뜨는 녀석들을 시황을 봐가면서 매도키로 했다.
비교적 장기 보유했던 그리고 미래가 창창한 녀석들이지만 현재의 빈곤함을 해결하기 위해 지금 당장
이 최정예 전투병들을 투입시킬 것이고, 이들은 고전 끝에 장렬히 전사 할 것이다.
최근 뉴스에 의하면 평균 퇴직 나이 49.3세라한다. ‘나는 이에 준하니까 퇴사가 그닥 이른 것도 아니고 세상사에 맞춘샘’이라고 생각도 변명도 해봤지만 국민연금 수령일까지의 공백기를 생각하면 앞이 까마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내가 그렇게 확고히 퇴사를 했던 것도 동료들은 싱글이라서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늘 가슴에 소중히 품고만 있던 사직서를 던질 수 있는 유리한 입장으로 그네들은 생각했을 것이다.
뭐 사직서를 멋들어지게 던지고 싶었지만 요즘은 그룹웨어 결재로 끝나니까,,,,
그런 명장면은 상상속으로만.
그런데 뉴스기사처럼 49세는 한창 학비가 많이 들어가는 자녀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그들이 통닭을 튀길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이번 구직활동을 하면서 정말 앞자리 5는 절대 취업불가라는 사실을 뼈저리도록 실감했기에 안타까움과 실망감이 컸다.
내가 노동시장에서 상품력이 떨어지나?를 면밀히 살펴보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바로 나이가 걸림돌 그 자체였다.
친한 후배는 나이라는 숫자를 이렇게도 표현했다.
“이사님 맡으시는 직무를 고려해보면 많이 무겁잖아요?” 라고…
친하니까 이리 말해주어 크게 맘 상하진 않지만,,, 그렇다는 것이다.
나이가 너무 무거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