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쳐야 아는 것과 미리 대비하는 것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11월의 가을은 선선합니다.
그렇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닙니다.
정오에 햇빛을 찾아 나갑니다.
기분 좋게 따스한 햇살이 좋습니다.
반대로 빌딩에 가려진 그늘을 지날 때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과 서늘한 추위에 깜짝 놀랍니다.
패딩 입은 사람은 봅니다.
'11월은 추운 계절이구나!'
실내에서 창문으로 바라보는 바깥은 청명한 가을 하늘과 바람이 지나가는 나뭇가지의 흔들림입니다.
따스하고 시원한 자유의 맛.
바깥에 서니 다릅니다.
닥쳐봐야 압니다.
목이 칼칼해질 만큼 시린 바람과 그 바람을 타고 흩날리는 담배연기입니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가 날씨만은 아닐 겁니다.
트렌치코트를 입은 사람과 패딩 점퍼를 입은 사람이 오늘 날씨를 보는 시각은 아예 다릅니다.
가을 날씨를 즐기고 싶은 사람과 성큼 다가온 이른 겨울을 대비하는 사람이겠죠.
같은 하늘 아래 하루를 보는 관점도 이렇게 다른데,
삶을 다루는 인생관에는 얼마나 차이 날까요?
비슷한 경험대의 나이에도 틈이 있지만 세대가 갈라지면 폭은 더욱 커집니다.
다만 한 가지 공통적인 점은,
퇴사의 꿈입니다.
(아, 게 중에는 진짜 진심으로 드물게, 일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적성과 직업이 일치하는 적업일치!!
부럽습니다.)
실행하는 사람이 있고, 갈등하는 사람이 있고, 마음만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적업일치가 아니라면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이른 퇴사를 하든, 늦은 퇴사를 하든 언젠가 새로운 일을 할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닥쳐봐야 아는 일들이 있습니다.
독감 주사가 얼마나 아픈지는 맞아봐야 알고,
베라 신메뉴인 도라에몽의 팥붕슈붕은 얼마나 맛있는지 먹어봐야 알고,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읽어봐야 압니다.
하지만 미래의 삶에 대해서는 미뤄두면 안 됩니다.
닥쳐봐야 알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 됩니다.
그러니 오늘 독서와 글쓰기로 먼저 시작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