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지적 능력 점검하기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매일 글을 씁니다.
혹시 이런 증상이 있으실까요?
글을 쓰다 사실 관계를 확인해야 하거나, 단어가 맞는지 자신이 없어지거나, 비슷한 용어가 생각나지 않아 검색해 보는 경우입니다.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둘 다 켜놓고 검색했습니다.
더군다나 안다고 생각했던 지식을 막상 글로 옮길려니 제대로 알고 있는지 자신이 없고 애매모호할 때가 있습니다.
맞는 경우도 있고 아예 다른 경우도 있죠.
어학사전도 항상 켜둡니다.
의도에 맞는 표현인지 다시 확인합니다.
말로 했으면 그 휘발성으로 인해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될 일이지만 글로 쓴다는 건 정확해야 합니다.
기록에 남으니까요.
2014년 드라마 <<미생>>에서 사무실의 악인 마 부장의 대사가 생각납니다.
"뭐, 뭐냐, 그거 있잖아, 그거? 아이, 왜 생각이 안 나냐. 그거 있잖아?(화를 버럭 낸다) 그거, 그거 몰라? 말을 못 알아들어. 가서 찾아봐!"
친한 사람이면 '그거'해도 '그거'로 알아듣습니다.
예전에는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야 한다'가 직장인 국룰이었습니다.
이젠 달라졌죠.
'개떡같이 말하면 개떡같이 알아듣고, 찰떡 같이 말하면 찰떡같이 알아듣는'시대입니다.
중년이 글쓰기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세상은 점점 복잡해지고 변화는 빨라집니다.
과거 스펙으로 버텨낼 수 있는 시기는 지났습니다.
새로운 변화와 세상의 지식을 끊임없이 Input 해야 합니다.
문제는 들어온 정보와 지식이 그대로 사라져 버린다는 거죠.
때문에 글쓰기를 통해 Input 된 정보와 지식을 머릿속에서 재구축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필요할 때 바로바로 꺼내 쓸 수 있으니까요.
나이 들었다고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해서 못하는 겁니다.
글을 쓰다 보면 자신의 한계를 마주할 때도 있습니다.
안다고 자신만만했는데 한 글자도 쓸 수 없을 때 좌절합니다.
원래 정확하게 알지 못했을 수도 있고, 알았는데 잊어버린 걸 수도 있습니다.
이 분야만큼은 자신 있어! 확신했는데 아닐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쌓아온 지식과 정보가 어떤 이유에서건 쓸모없는 것으로 판명날 수 있습니다.
중년에 이르러 나만의 지적 재산을 다시 점검해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