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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ilynote Oct 08. 2024

"물 대신 탄산수 먹던 나.."

물 대신 탄산수는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원래 나는 물을 잘 마시지 않는 편이었다. 커피나 차를 더 즐기곤 했지만, 갈증을 제대로 해소해주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그러다 우연히 친구가 마시던 톡 쏘는 탄산수를 한 모금 맛보게 되었고, 청량감이 입 안에 퍼지면서, 마치 탄산음료처럼 기분을 상쾌하게 해주는 느낌이 들었다. '이거라면 물을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나는 탄산수에 푹 빠졌다.


탄산수는 갈증을 해소하면서도 칼로리 부담이 없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다. 물은 그냥 무미건조해서 쉽게 손이 가지 않았지만, 탄산수는 마실 때마다 기분이 좋아졌다. 탄산수 제조기를 하나 구입하고 나서는 집에서도 쉽게 만들어 마실 수 있어, 점점 물 대신 탄산수를 마시는 빈도가 늘어나게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나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어느 순간부터 속이 더부룩하고 트림이 자주 나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잦은 불편함이 이어지자 문득 "탄산수 때문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탄산수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게 되었다.


우선 내가 몰랐던 사실 하나. 탄산수는 단순히 물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한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과정에서 탄산이 형성되어 약한 산성을 띤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탄산수는 위산 분비를 촉진하고 장 운동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장에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나를 놀라게 했다. 나는 평소 위가 약한 편이었는데, 탄산수가 오히려 내 위장을 자극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치아였다. 치아가 강한 편이라고 자부했던 나는 탄산수가 치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탄산수가 약산성을 띠기 때문에 치아의 법랑질을 서서히 부식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특히 내가 자주 마시던 레몬향 탄산수는 구연산이 첨가되어 있어 산성이 더 강해질 수 있었다. 나름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며 마셨던 것이, 치아 건강에는 해로울 수도 있다는 사실은 정말 의외였다.


그제야 나는 내 습관을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탄산수가 마치 건강한 대안처럼 느껴졌지만, 사실은 물만큼 순수한 수분 공급원은 아니었다. 탄산수는 무기질이 많고 장 운동을 돕는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과도하게 마시면 오히려 위와 치아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물을 대체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탄산수를 완전히 포기할 필요는 없었다. 나는 이제 적당히 즐기는 법을 배우기로 했다. 물을 마시기 어려울 때 보조 음료로 탄산수를 마시되, 너무 자주 마시지는 않기로 했다. 특히 위장이 민감하거나 치아가 약한 날에는 피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물 대신 탄산수를 마시는 것은 일종의 유혹이었지만, 결국 물이 나에게 가장 필요한 음료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요즘은 하루에 적당량의 물을 먼저 챙겨 마신 뒤, 가끔씩 탄산수를 즐기곤 한다. 너무 많이 마시지 않으면서도 톡 쏘는 청량감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은 셈이다. 이제는 갈증 해소를 위해 물과 탄산수를 현명하게 조절하고 있다. 물은 여전히 나에게는 중요한 수분 공급원이고, 탄산수는 그저 그 사이사이에 기분을 전환해주는 가벼운 동반자일 뿐이다.


내가 깨달은 가장 중요한 교훈은,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적당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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