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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티 내음

시를 짓다

by 허브티 Jan 20. 2025

결혼 30주년


어디서 왔니

어떠한 바람을 

어떠한 햇살을

어떠한 손길을 거쳐왔니 

    

나고 자란 곳 달라

생김새 달라

질감도 서로 다른

너는 보리, 나는 콩

어쩌다 만나 한솥에서 보글보글 끓어간다.     


단물

쓴물

눈물     


치열한 불

맹렬한 불

따가운 불     


치짓 치짓 치짓

시끌벅적 돌아가는 추

어서 자욱한 김을 빼주면 좋으련만.     


어느새 생겨난 까끌 수수

또 어느새 생겨난 톡톡 귀리

이젠 넷이 한솥에서 지글지글 끓어간다.     


치짓 치짓 치짓

요란법석 돌아가는 추

어서어서 끈적한 김을 빼주면 좋으련만.     


서른 해,

이렇게 우린 한솥에서

지지고 볶고 어우러져 잡곡밥을 지어낸다.     


자, 오늘은

어떤 모양 그릇에 밥을 담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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