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세 갑, 양말 한 켤레
아빠 생신날 즐겨 피우시던 담배 세 갑과 양말 한 켤레를 예쁜 포장지로 정성껏 싸서 선물해 드렸다. 아빠는 몹시 기뻐하시고 좋아하시며 특히 담배를 반가워하셨다.
이 소박한 선물을 직장과 산악회 사람들에게까지 자랑하셨단다. 고등학생이 학교 다니는 버스비로만 쓸 수 있는 아주 적은 용돈을 아끼고 모아서 샀다는 걸 잘 알고 계셔서일까?
당신의 대외적인 왕성한 활동과 취미와 특기 생활에 치중하시느라 가정 살림에는 소홀한 분이셔서 야속하고 가슴 아픈 경험도 안겨준 우리 아빠.
문화 예술 다방면으로 다재다능한 아빠를 보고 자란 시간이 있었기에 음악을 듣거나 책을 볼 때, 거리를 걸을 때, 요소요소 아빠의 체취로 그리움이 더욱 커지는 우리 아빠.
너무 젊은 나이 60 초반에 암으로 소천하신 우리 아빠. 지금 살아계셨다면 이번 84세 생신에는 어떤 선물로 아빠를 기쁘게 해 드렸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