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내 마음속 깊은 곳에는 끝없는 바다가 존재한다. 그곳에서는 내가 헤쳐 나가야 할 파도가 끊임없이 일렁였고, 그 파도 속에는 말할 수 없는 상처들이 숨어 있었다. 과테말라에서의 시간은 내 마음속 바다에 새로운 빛을 비추었다. 그동안 억눌러온 상처들이 서서히 떠오르며 표면으로 밀려왔고, 나는 그 파도 속에서 내 감정의 물결에 정면으로 맞설 수밖에 없었다. 삶의 순간들은 때때로 따스한 햇살처럼 마음속 바다 위에 머물렀지만, 어느새 사라져 버릴 때면 파도는 거세게 몰아치며 다시 나를 무너뜨리곤 했다.
나는 어느 순간, 내 상처 또한 그 바다의 일부임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파도가 아무리 거세게 몰아쳐도 그 안에는 잔잔한 고요함이 존재했고, 그 고요 속에 나만의 섬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냈다. 외딴섬 같았던 내 상처들이 점차 나를 지탱해 주는 대지로 변해갔다.
마음속의 바다와 파도가 더 이상 두려움으로만 다가오지 않게 되었다. 상처들은 여전히 바다 곳곳에 남아 흔적을 남기고 있지만, 이제는 그 흔적마저도 나를 이루는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
나는 여전히 파도를 마주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그 파도를 통해 내 마음속의 바다를 이해하고, 내 안에 숨겨진 섬을 찾아가고 있다.
마주한 파도는 두려움으로만 다가오지 않으며, 그 파도를 통해 마음속의 바다를 이해하고, 숨겨진 섬을 찾아가는 여정을 우리는 계속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