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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이사라
Nov 01. 2024
8.두 번 바람+a핀 남편과 사는 아내의 일기
남편은 내 거울
24.10.23
내 것이란 생각을 내려놓으면
남이라 인식하면
더 친절하고 예의 있게
잘 지낼 수
있을 텐데...
이
런
생각을 하
면
서
잠이 들었
다가
꿈을 꿨다.
꿈에서 나랑 남편의 하루 일정이 달라 따로 움직였
다.
길을 잃어 고난스러웠고
도움이 필요
했다.
남의 전화기를 빌려 남편에게 겨우 전화를 했는데,
직접 받지 않고
남편과
동행한 선배가 받아 바꿔줄 수 없다면서
아무런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
황당과 당황 어디쯤에서 꿈이 깼다.
그러다
가
잠이
또
깬 걸 보니 꿈을
계속
꿨나
보
다.
너무 선명하다.
남편과
귀여운
고깔모자를 쓴 젊은 여자애와
남편과 친한 형
둘이 동그란 테이블 위에
축하케익을 두고서
,
넷이 둘러앉아 활짝 웃으며
축하를 하고 있었다.
남편과 여자애의
100일 기념 축하 케익이었다.
그 장면을 보니, 남편이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바로
스쳤
다.
잠이 깨서
습관처럼
남편의 바람에
대응하는 상상을
하다 보니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남편과의 관계에 이토록 골몰하며 노력하는 이유가 뭘까?
남편에 대해 몰두하다 보니 알게 되는 게 있다.
남편은
사람들 속에서
관심받고 주목받아야
안심하
는 사람이었구나.
그래서 사람들
과
동창
모임을
못 놓는구나.
자신을 위해서.
나를 확인받고 인정받고 싶은 욕망 때문에.
속이
허해서.
실체를
찾고 확인해야 안심되니까.
혼자 있지 못하는 사람
이
구나.
자존감이 낮거나
관종이
천성이거나.
타인에게 내 정서와 자존을 의지하고 있었구나.
나는 남편에게.
남편은 타인에게.
내가 바꿀 수 있을까?
내가, 또는 남편 스스로가
바꿀 수 있었다면 진작 바뀌지 않았을까?
본인이 그대로 좋다면 바뀌어야 할까?
21년을
나하고 사는 동안 애착형성이
잘
안 되었나
보다.
부모에게 애착이 안정적으로 형성되지 못한 사람은
배우자와
제2의 애착을 형성할 수
도
있다던데...
남
편도 보듬어줄 품이 필요했던 사람이었구나.
내 역량이
못 미쳐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내 안의 아픈 아이를 챙기느라
급
급해
남편에게 기대고 바라
고
내놓으라
요
구하고 서러워
먼저 줄 생각과 여력이 없었
다.
사람 인(人)은 서로 기대는 모양인데,
남편
은
스스로
꼿꼿이 자기 힘으로 서있길 바라고
나만 기대고 싶었구나.
내 욕심이 지나쳤
다
.
남을 바라보는 나의
관념
이
사실은 다 나의 것이라는 것이라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내가 가진 것이기에
상
대
가 가진 것을 더욱 잘 알아보게 된다.
남편에게
요새 들어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이라는 말을
종종
하면서, 나도 그렇다고
예의상 덧붙였었
다.
예의상 덧붙인 말이 사실이
었구
나.
이 글을 쓰다 보니
내 이기심이
더
선명하게 보인
다.
우물 안 개구리였다.
자기중심적인 시선으로
외롭고 서러운
나만 보였다.
내 품이 너무 좁았다.
반성한다.
이기심
은
인간의 본능
이니
그 자체가 잘못이라기보다는
조화와 균형이 오랫동안 깨진 채
짐이 되었다는 점이다.
내 욕
망
이 나에게 중요하다면
남편의 욕
망
도 남편에게 중요했겠지.
내 중심이 치우쳤다.
남편바라기로.
내 안의 허함이 불안해서.
더 달라고 너는 왜 완벽하지 않냐고 내 욕심을 채우려고
남편의 단점
과 과오를 후벼 팠나 보다.
내가 불안
해
서
기댈 곳이 단단해야 하니까
단속한 거구나.
내 욕심을 위해서.
잘못했다.
자신도 허해서 기댈 곳이
필요했을 텐데...
나만큼 외로웠을까?
아내는 바라기만 하고
기댈 수 없어
밖에서라도 찾아다닌 건데
구박을 받으니
얼마나 불안했을까?
남편도 괴로웠겠다.
독립성과 의존성의 적절한 균형점 찾기.
중심을 잡기 위한 고심의 시간이다.
성장의
시간이 반갑다.
이 시간을 거쳐간
내일의 나는
중심
이
더 단단해지길
,
균형감이 더 조화로워지길 바란다.
24.7.21 전남 천사대교를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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