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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llhoon Nov 13. 2024

가을아이

기적처럼 나에게 온다-

가을이 깊어 홍시가 익을 때

붉은 볼을 가진 그가 서설처럼

나에게 온다


어둠의 시간을 건너와 내 중지를 잡고

작은 입술에 가져다 무는

놀라운 기적이

나에게 온다


먼지처럼 피곤이 쌓이고

삶이, 웃음이 그 빛을 갖지 못할 때

까르르까르르  소리 내고 눈 맞추며

나에게 온다


일상이 때 묻은 빨래처럼 던져져

새로움을 잃어갈 때

새벽별빛처럼 까만 눈동자의 네가

나에게 온다


감자튀김보다 동화책을 좋아하는

바이올린보다 첼로를 더 좋아하는

웃음도 눈물이 많아 나를 아프게 하는

기쁨도 아픔도 함께 주어 가슴 벅차게 하는

그런 아이가

기적처럼 나에게 온다



사랑하는 딸 예지의 24번째 생일에  

아빠의 마음을 담는다



얼마전 졸업사진을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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