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ellhoon Dec 03. 2024

아직

그대를 보내지 아니 하였습니다-

마음은 아직 단풍처럼  붉은데

그대는 계절처럼 나를 지나려 합니다


건네지 못한 말들이

입술에 매달려 바람을 맞는데

그대는 차가운 이별을 고합니다


말이 늦었던 아이

걸음이 늦었던 아이

감정도 더뎠던 아이

건네진 많은 말들이 아직 어깨 위에 있는데

따를 수 없는 걸음으로

이 계절을 지나려 합니다


사람에게서 찾으려 했던 것은

사람이기에 줄 수 없음을

멀어지는 눈을 보며 받아들여야 합니다


무모했던 감정을 어린 감정이라 말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것이 나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라 생각됩니다


첫눈이 내렸습니다

아직 가을을 보내지 않았는데

준비되지 않은 겨울맞이해야 하나보다 봅니다



이별보다 날카롭고 차가운 말은 없는 것 같습니다.

어떤 위로도 할 수 없음을 알기에 그저 바라 보기만 할 뿐입니다.

조금 덜 아프라고, 조금만 더 견디라고 손을건넬 뿐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