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연결되다

카메라 앞에서 시작된 새로운 다리

by 쏭아로그

나는 소리를 완벽히 듣지 못한다. 누군가의 말소리가 공기 속에 흩어질 때, 내 귀는 그것을 다 담아내지 못한다. 대신 자막과 손짓, 표정과 눈빛으로 세상과 이어져 왔다.


어린 시절엔 그 사실이 나를 세상에서 멀리 떨어뜨려 놓는다고 믿었다. 대화는 늘 반 박자 늦었고, 음악 시간은 외로움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카메라 앞에 앉아, 자막을 달고 영상을 편집하며, 세상과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되고 있다.


청각장애는 나를 가두는 벽이 아니라,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창문이었다. 나는 소리 대신 시선으로 이야기를 담는다. 화면 속 내 표정과 글자, 그리고 진심은 누군가의 마음에 닿아 ‘공감’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온다.


크리에이터로서 내가 만드는 콘텐츠는 단순한 영상이 아니다. 그것은 **“여기 내가 있어요, 나도 세상과 연결되어 있어요”**라는 신호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신호에 응답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세상은 소리로만 연결되지 않는다. 영상, 글, 표정, 손짓, 마음—이 모든 것이 다리를 놓는다. 나는 그 다리 위에서 오늘도 기록한다. 장애를 넘어, 한 명의 창작자로서.


세상과 연결되다. 그것은 결국 나의 이야기이고, 동시에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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