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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드 입은 코끼리 Oct 25. 2024

고지혈증과 전화

시: 부끄럽지 않은 하루가 되려면

울리는 전화 벨소리에

화들짝 놀라는 아들


학교 가방이 자기 다리보다 무거워

질질 끌며 가는 한국의 6호선


삭막하다가도 들어오는

노인네들 한두 명


자주색과 오렌지색 족들이라고 불릴 정도로

화려한 귀금속으로 덮인 채 눈까지

 가려 보이지 않는다


이들의 목소리가 고요한 장내를 터뜨리고 만다.

 "우리 아저씨는 고지혈증이라고 하더라"

침을 마구 쏟아내며 고르지 않은 치아


그 아주머니의 말씀이 노인네였는지 헷갈릴 정도다

전화가 전차를 집어삼킨 듯한 소란으로 이어지자

 기침이 오가며 "선 넘지 말라"는 신호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지혈증이 뭐냐고?"

 외치며 무거운 엉덩이를 불쑥 옆 칸으로 밀어넣어 앉는다

아들의 잠결을 깨우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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