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소풍 플젝(과천 미술관 옆 동물원)
나의 이야기는 지금부터 무려 20년 전으로 거슬려 올라간다. 태어나서 자란 화려한 서울을 등지고 수원이라는 낯선 도시에서 또 다른 젊은 날의 여정을 시작했다. 컴퓨터그래픽스 학원강사라는 멋지고 간지 나지만, 너무나 외롭고 초라한 생계형 직업의 대표라고나 할까? 아무튼 힘겨운 나날들이었다.
그러던 중에 나의 제자들과 함께 싸가지 프로젝트라는 문화예술체험 크루를 결성하게 되었다. 04년 10월 17일 화창한 가을아침에 약간의 두려움과 설렘으로 시작한 모험 같은 첫 번째 싸가지 프로젝트였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따분하고 고리타분한 일상의 연속이 정말 싫었다. 더불어 고여있는 연못이 순간적으로 아름다워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 시절 나에게는 섞어 들어가는 모습들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제도권인 공교육은 물론 좀 더 자유로운 사교육시장에서도 특별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나만의 똘끼 충만한 창의적인 교수법으로 주변사람들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그 첫 번째 싸가지 프로젝트가 바로 <가을소풍 플젝>_미술관 옆 동물원이었다. 경기도 과천 미술관 옆 동물원에서 돗자리 깔고 사랑하는 나의 아내와 크루멤버들이 준비해 온 김밥을 제자들과 나누어 먹으면서 담소를 나누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멋진 제자 박용식, 펜툴 제자 권현서, 그냥 제자 김류현, 당근 제자 오명식, 브이 제자 나순영, 원조 제자 이건영, 그리고 피터팬 콤플렉스 유티샘이 함께한 영원히 잊지 못할 좋은 추억으로 남을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때 당시 대학생이 던 멋진 제자 용식이는 학업과 함께 ‘돈토’라는 삼겹살가게에서 알바를 하면서 나에게 학원에서 컴퓨터그래픽스 수업까지 수강하는 열혈청년이었는데, 지금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펜툴 제자 현서 씨는 언제나 열공모드하 던 모습이 너무 좋았고, 그냥 제자 류현이는 워낙 디자인 감각이 출중해서 디자이너로 성공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리고 당근 제자 명식이는 영리함과 긍정적인 마인드가 인상적이었고, 브이 제자 순영이는 그때 이미 공무원의 길을 걷고 있어서 많이 성공한 모습이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원조 제자 건영 씨의 이타적인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주변사람들에게 비타민 같은 행복한 에너지를 나눠주는 산타클로스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지는 모르겠지만, 또 다른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나게 된다면, 작은 미소 하나로 충분하다. 늘 푸르른 우리들의 젊은 날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