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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JUU Oct 24. 2024

『가장 다정한 전염』관대함을 바라는 당신에게

크리스 앤더스 지음, 2024년 10월 읽음


읽기 전의 생각


매정함보다 관대함이 좋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주제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럼에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에서 이분적으로 선택하자면 대부분 매정함보다는 관대함을 요구할 것이다.

과연 이 책은 관대함이 전염되면 좋음을, 그 흔한 이야기를 어떻게 주장할 것인가? 과연 책 서막의 추천 문구들이 말하는 것처럼 "우리 시대의 핵심 문제들에 심오한 영향을 미칠"까?



















<가장 다정한 전염> Infectious Generosity

크리스 앤더슨 지음 | 박미경 옮김

부키 | 2024




0. 화자의 중요성


당연한 이야기를 아무나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엄청난 지식과 지혜의 나눔을 만들어 낸 TED 대표가 하는 말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해보기도 전에 남에게 하라고 강요하는 이가 아니라 실제로 경험해 보고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한 성공을 이루어 낸 이라면...

하지만 반대로, 누군가는 이미 성공하여 다른 이들의 위에 선 이가 다른 사람들을 시혜적으로 바라보며 하는 말이라고 느낄 수도 있다. 내가 해 보니까 쉽던데 그걸 왜 안해? 라는 말투로 들어 버리면, 반감이 드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그것에도 관대함을 느낄 이만 이 책을 집어 들까? 는 알 수 없는 일이다.



1. 전염


제목에도 나와있다시피 이 책은 관대함의 전염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이야기가 이 시점에 더 중요한 이유는 인터넷을 통해 개인의 전염에 대한 영향력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가 하는 작은 선행이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알려져 다른 사람들을 미소 짓게 할 가능성이 더 커진 것은 사실이다.

새로웠던 관점이라 하면, AI를 위해서도 인터넷에 선한 영향력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다. AI는 인간에게서 나온 정보들을 습득할 텐데, 혐오의 단어들보단 관대한 단어들을 습득하는 AI가 인간의 입장에서는 더 환영할 만하다.

 


2. 본능


본능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하는데, 본능을 모두 동일한 선상에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특정한 본능을 강화할 수 있겠구나,라는 부분을 깨달을 수 있었다.

책에서는 특히 본능과 성찰을 대조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 부분에서는 내 본능 중 어떤 것을 가꾸어야 할지 고민하고 강화해 나가면 그것이 곧 나를 이루는 다양한 성찰적 행동을 이끄는 근본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3. 초연결 시대


작가는 초연결 시대의 특징을 아래와 같이 3가지로 제시한다.


1. 비물질이 물질보다 중요하다

 -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가 가치 척도의 핵심"이라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물질은 넘쳐나고 앞으로 사람의 소비를 유도하고 우선순위를 가지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인간에게 남은 잉여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게 할 것인가, 이다.


2. 비물질은 무한대로 나눠 줄 수 있다

 - "공정한 경쟁 환경"? 진짜로? 

- 비물질에 대해서는 공정한 경쟁 환경을 가질 수 있다는 부분에서는 의아함이 들었다. 모두가 인터넷에 같은 콘텐츠를 올릴 수 있다고 해도, 더 많은 자본과 이론을 가지고 더 효율적인 홍보를 하는 쪽이 관심을 더 끌 수 있지 않을까?


3. 다들 지켜보고 있다

 - 종교의 또 다른 관점으로 매주 스스로를 환기시킨다는 점도 새롭게 다가왔다.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을 함으로써 행동이 정화된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었지만, 매주 모임과 예배 등을 통하여 스스로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한 주를 가다듬을 수 있겠구나 하는 점을 새롭게 깨달았다.



읽고 난 후의 생각


나는 행동의 의도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사람인 것 같다.

돌이켜보니 나의 모든 기부와 선행 등은 나의 기분이 좋으려고, 다소 이기적인 동기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결국 다른 이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고,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나는 이타적인 행동을 한 사람이 된 것처럼 보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 이기적인 의도일지라도 관대한 행동을 하려면 내가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금 느꼈다. 일단 관대해지려면, 모두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고 자신에게 관대해지도록 하자! 



총평


이러한 깨달음들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너무나도 이상적이다라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눈 사람들 중에서도 오히려 반감이 느껴진다는 이야기를 한 사람도 여럿 있었다. 반감을 느낀 사람들도 모두 각각의 이유를 가지고 있었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이 책이 인문도서와 자기 계발서 사이에서 어느 한쪽을 결정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문서라면 한 사람의 의견으로서 받아들이려 했을 거고, 자기 계발서라면 수용하려는 생각을 해보았을 수도 있는데 그 가운데 어드메에서 헤매고 있다 보니 양쪽 중 하나를 기대하는 사람이었다면 어느 쪽도 충족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다 읽고 나서 쉽게 할 수 있는 후원 방법들을 검색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했을 때 결국 이 책이 나를 전염시킨 건가 라는 생각을 했다.

관대함에 대한 책을 읽고자 하는 사람이 있고, 이야기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들 안에서 관대함을 다시 한번 환기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책의 의의일까?라고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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