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기 싫어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되는 거야?
세상에 하고픈 일만 하며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만.
그래도 출근은 매일이 끔찍하다.
어렸을 때에는 몰랐지. 책임감과 부담감의 무게를. 매일 도살장에 끌려가는 돼지처럼 눈을 떠서 지하철을 타는 나의 모습이 심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회사를 다니면서 행복을 꿈꿨던 적이 없다.
조금이라도 덜 불행하기를 바랐다. 매일 다음날 업무 걱정을 하며 잠들고, 일상에 '나'는 없고 일로만 가득 찬 삶을 살다 보니 '행복'이라는 거창한 단어보다는 그저 내 삶이 지금보다는 평온했으면 하고 빌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나 자신의 장단점과 취향에 대해서 명확히 알게 되다 보니, 좋아하는 것을 고르기보다 싫어하는 것을 고르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나의 경우, 좋아서 하는 경험의 기쁨보다 싫은데 했던 경험의 불쾌함이 너무 컸기 때문에.
연차 쓰고 잠이나 푹 자버리고 싶은데, 또 내일의 일이 떠오른다.
내년의 나는 조금은 다르게 살고 있을까?
내년쯤 이 글을 다시 읽어보고 싶다.
그때는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내가 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