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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잎 Nov 13. 2024

04. <사실 내가 좋아했던>

: 몽글몽글 변함 없는 포근함




감정 기복이 없는 사람이라고 정의 내려 살아왔는데,

매일 매시간 대화하는 사람이 생기고 1분 1초 감정의 높낮이가 다르다는 걸 배웠다.


인생은 영원히 혼자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1cm 앞에서 날 바라봐주는 사람이 존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남이 생각하는 나 - 실제의 나 - 내가 생각하는 나

세 가지 모습이 일치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요즘에는 '내가 생각한 나''실제의 나'의 거리가 가장 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연인이 생기고 좋은 점은 그 거리를 좁혀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내가 좋아했던, 그런 종류의 것들을 알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전화 VS 문자


커플 벨런스 게임 필수 질문, 전화 vs 문자 뭐가 더 좋은가?

나는 전화, 그중에서도 영상통화를 좋아한다.


나랑 대화할 때면 보이는 상대의 귀여운 얼굴을 소장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영상 통화를 한 번 하고 나면 웃기고 귀여운 캡처 사진들이 갤러리에 가득 찬다.


이야기할 때 얼마나 자주 웃고 있는지 알게 되는 것도 그렇다. 나도 모르게, 나도 모르는 정도로 상대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이 몽글몽글 재밌다.


영상 통화 틀어놓고 각자 공부하기, 새로 산 옷 자랑하기, 유튜브로만 보던 랜선 집들이하기...

: 원래는 싫어했던 영상통화에 마음의 문을 열게 된 결정적 사건들이다.


멀리 있는 그와, 오늘 저녁에도 화면 너머로 인사를 하고 싶다!






안 보일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는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헤어질 때, 출구 앞까지 달려 나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드는 상대가 참 좋다.

'오늘도 나오려나?' 하는 생각이 들지도 않게 매번 강아지처럼 배웅해 주는 모습에 안정감을 느낀다.


400년 된 나무처럼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것만 같은 한결같음, 안정감을 사랑하고 있다.


언제나 반전과 재미를 주는 사람이 취향이라고 생각했다. 어쩐 일인지 모르겠지만, 막상 좋아한 건 반대였다. 그래서 지금 난,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세우고 다가서도 똑같은 미소와 말투로 안아주는 사람이 존재함에 감사하다.


새로움으로 매번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지만,

가끔씩은 변함없는 포근함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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