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과 추석 그 사이에서 경험한 문화와 소통의 발견

by leolee

문화를 비교해 본다면 첫 번째로 명절이 비교될 수 있다. 중국에서 첫 설날을 맞이했을 때, 나는 상상과는 전혀 다른 풍경을 마주했다. 한국에서 설날은 가족이 모여 조용히 차례를 지내고 떡국을 먹으며 새해를 맞이하는 시간이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명절이 시작되자마자 거리마다 폭죽이 터지기 시작했다. 중국의 춘지에(春节)에 터뜨리는 폭죽은 악령을 쫓고 복을 불러온다는 오래된 전통을 담고 있다. 이 전통은 수백 년 전, 마을을 괴롭히던 ‘니안(年)’이라는 괴물의 전설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큰 소리가 나면 악령이 물러간다는 믿음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새해 첫날밤하늘은 폭죽으로 화려하게 수 놓인다.

처음 이 소란을 겪은 나는 적응하기 어려웠다. 그 당시 폭죽 소리와 매퀘한 화약연기로 잠을 이루지 못한 날도 많았다. 중국 사람들은 명절을 맞이하며 대형 폭죽을 사들이는데, 그 비용이 가족별로 수십만 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러한 축제의 소음 속에서 나는 단지 외국인으로서 느끼는 불편함을 넘어, 명절이라는 시간을 통해 각기 다른 문화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수업에 어떻게 쓸 수 있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명절은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지만, 그 자리가 항상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한국과 중국 모두 명절이면 어김없이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의 잔소리가 이어진다. 한국에서는 “언제 결혼하니?”, “취업은 됐어?” 같은 질문들이 자주 오간다. 중국에서도 비슷한 대화가 반복되며, 서로의 삶에 지나치게 관여하는 경향이 있다. 나는 학생들과 이러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러한 행동들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음을 가르쳤다. 그들에게도 자신이 처한 문화 속에서 적절한 사람 간의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싶었다.

또한, 한국의 세뱃돈과 중국의 홍빠오(빨간 봉투)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두 나라 모두 돈을 주고받는 행위는 가족 간의 애정과 축복을 의미하지만, 중국에서는 봉투의 금액이 집안 사정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어떤 경우에는 정말 얼마 안 되는 동전들에서부터 수백만 원에 이르는 거액이 담기기도 한다. 학생들과 이야기하며 나는 그들이 명절 속에서 축복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와 유사한 한국의 문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이해하려 노력했다.

추석과 중국의 중추절도 비슷하지만 미묘하게 다르다. 한국의 송편과 중국의 월병은 명절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송편은 직접 빚어 먹는 전통이 있지만, 요즘은 상점에서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의 월병도 마찬가지다. 두 음식 모두 가족 간의 연대를 상징하지만, 한편으로 나는 좀 다르다. 개인적으로 중국에서 명절을 보내며 조금 외롭게 느낄 때가 많았다. 그리고 설날의 춘완(春晚)같은 명절 프로그램에도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한 채, 조용히 그날을 보내곤 했다. 언젠가는 같이 보낼 사람이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진 지도 벌써 10년이 넘어간다. 그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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