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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leolee
Dec 19. 2024
친구의 진심 어린 조언
늦은 오후, 라이언의 집. 창문 너머로 비치는 노을빛이 거실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김이 살짝 오르는 머그잔과 간단한 쿠키 한 접시가 놓여 있었다. 벽에는 라이언과 그의 가족사진들이 아늑한 분위기를 더하고 있었다.
"그래, 세라랑 그 일... 제대로 된 이야기를 나누지 못해서 끝났다는 거지?"
라이언이 따뜻한 코코아가 들어있는 머그잔을 호호 불며 이야기를 꺼낸다.
"응. 사실 신용카드 얘기 나왔을 때부터 뭔가 삐걱거리기 시작한 것 같아. 그게 우리 관계를 흔들었을지도 모르겠어."
라이언은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을 경청했다. 그의 얼굴은 이미 내가 전하고 싶은 말을 이해했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너, 이런 상황 처음은 아니잖아? 예전에 벨라랑도 비슷한 일이 있었고."
"그래. 하지만 이번엔 뭔가 달랐어. 세라를 정말 좋아했거든. 그런데 왜 자꾸 이렇게 끝나버리는지 모르겠어."
라이언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내가 결혼하기 전에 만났던 여자친구가 있었어. 아주 매력적이었고, 나랑 잘 맞았지. 그런데 어느 날 그녀가 나한테
너한테 세라가 했던 것과
비슷한 얘기를 했어. 돈 문제
였
지. 사실 그녀는 내가 모든 걸 책임져주길 원했던 것 같아."
"그랬구나. 그럼 어떻게 했어?"
라이언은 머그잔을 손으로 감싸며 미소를 지었다.
"처음엔 나도 그녀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어.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됐지. 내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를 위해 모든 걸 바치는 건 결국 우리 둘 다 불행하게 만든다는 걸."
"그럼, 어떻게 결정을 내렸어?"
"결혼은 단순히 사랑만으로 되는 게 아니야. 서로가 서로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어야 하고, 자신도 준비된 상태여야 해. 나는 그 관계를 끝냈어. 그리고 지금의 아내를 만났지. 그녀와는 내가 준비된 상태로 시작했거든."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그의 말이 단순히 조언이 아니라, 나를 위한 진심이라는 게 느껴졌다.
"너도 세라와의 관계를 돌아보면서, 너 자신이 준비됐는지, 그리고 그녀가 너와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지 생각해 봐. 때론 진짜 사랑은 지금 놓아주는 걸 수도 있어."
나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머그잔을 내려놓았다. 라이언의 조언은 단순히 세라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내 인생의 방향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나 자신을 먼저 준비시켜야 한다.'
그날, 라이언의 집을 나서며 나는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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