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기로 아토피는 현대에 생긴 피부병이다. 대부분 불치다. 나는 아토피를 천형(天刑)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서 아토피 증세가 조금 있다가 커서 낫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일단 증상이 웬만큼 심하다 싶으면 깨끗이 낫기는 어렵다.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가렵 고 괴롭다. 더구나 얼굴이나 목, 팔 등에 증세가 그대로 나타나, 외양 문제로 바깥 출입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그래서 대인 기피증, 우울증까지 생기기도 한다. 실제로 이런 문제로 아토피를 겪다가 자살하는 청년들도 있었다.
영어로 아토피는 Atopy 이다. 어원은 「알 수 없는」 이라는 뜻이다. 말 그대로 서양의학에서는 그 원인도 치료법도 알 수 없는 현대의 불치병이다.
《둘째 딸의 아토피 모습》
우리 사회에 아토피는 대략 1990년 후반부터 창궐하기 시작했다. 당시 서울시 보건당국에서도 아토피 특별대책반을 만들어서 연구한 적도 있다.
내가 왜 이 글을 쓰는가? 난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딸 셋 모두가 극심한 아토피 환자였다.(위 사진은 둘째만 있고, 첫째 셋째도 둘째만큼 심한 아토피 환자였음, 사진은 이글 다음 부록에 있음) 과거에 그랬었다는 것이지, 지금도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렇다. 불 치병인데도 난 딸 셋을 아토피에서 해방시켰다. 물론 나보다는 전적으로 아내의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이지만....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께 나의 아토피 경험을 통해서 중요한 건강상식을 전해 주고자 한다. 아직도 아토피를 제대로 치료하는 사람 또는 의사는 전 세계를 통틀어 매우 드물다. 유일하게 치료제로 쓰이는 스테로이드 연고나 주사로 치료하다가, 피부가 거북이 등껍질처럼 되어 결국은 치료를 포기하는 사례도 주위에 많다.
먼저 전제해야 할 것은 내가 의사도 한의사도 아닌 만큼 아래 내용은 온전히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니 참고용으로만 받아들여주기 바란다.(어떤 치료법이나 처방이 옳고 그르고 등을 논쟁하고 싶지 않다는 얘기다)
일단 아토피는 피부의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피부병이 아니다 라는 이야기다. 다만 그 양상이 피부로 나타난다는 것이지....
아토피는 환경오염과 특히 먹거리 오염으로 생긴 신종 질병이다. 과거의 태열과는 전혀 다르다. 근원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낫지 않는 병이다.
한마디로 아토피는 몸으로 흡수되는 독성물질들이 호흡이나, 땀,대·소변 등으로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쌓이고 쌓여서 더 이상 어떻게 할 수가 없을 때 피부로 발현되는 병이다.
우리는 매일 매 순간 공기, 물, 음식을 들이마시고 섭취한다. 이것들 안에 우리 몸에 유해한 독성물질이 들어있다. 공기를 통해 들어오는 환경호르몬, 물에 들어 있는 나쁜 물질, 음식에는 각종 화학제품, 방부제, 식품 첨가물, 음식의 재료인 동·식물 안에 있는 잔류 농약 등 갖가지 독 성물질이 있다. 우리가 이것들을 매일 먹고 마시며 영양분을 흡수하지만, 함께 독성물질도 같이 흡수한다. 그리고 우리 몸은 이것들을 소화시켜서 호흡, 배변, 배뇨, 땀 등으로 체외로 배출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독성물질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고 쌓이게 되고, 이게 한계를 넘으면 아토피로 발현되는 것이다. 새집 증후군은 특히 공기 중의 화학물질을 과다하게 흡수할 때 생기는 아토피의 일종이다. 자혜당 한의원 원장님은 그런 측면에서 비염과 천식 역시 아 토피와 비슷하나 형태를 달리하는 형제들이라고 말씀하신다.
그래서 근본적으로 아토피는 피부의 문제가 아니라, 오장육부라고 하는 장기가 제대로 독성물질을 소화시키고 배출하느냐의 문제다. 배출하지 못하고 쌓이다 보면 아토피든 비염이든 천식이든 어떤 식으로든 병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아토피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일단 독성물질의 흡수를 줄이고, 그 다음으로는 우리 몸이 독성물질을 제대로 배출하는 힘을 길러 몸속에 쌓여있는 독성물질을 배출시키면 피부는 자연적으로 좋아지는 것이다.
실제 나의 세 딸도 한약으로 치료를 시작한 이후로는, 피부에 그 어떤 연고도 무슨 화장품도 바르지 않았다. 심지어 비누로 씻지도 않았다. 사실 씻을 수도 없었다. 피부에는 따뜻한 녹차 목욕 정도가 전부였다.
이러한 아토피는 우리 사회가 현대화되기 전에는 별로 없었다. 그런 독성물질이 우리 주변에 그렇게 많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본다.
내 큰 딸(99년생)이 만 3살 무렵부터 아토피가 시작되었는데, 큰 딸은 당시 우리가 새 아파트로 이사 간 게 이미 몸속에 갖고 있는 아토피 인자를 촉발시킨 것으로 보인다. 새집 증후군이었던 것이다. 둘째와 셋째는 태어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아토피 환자가 되었다.
이는 기본적으로 유전이다. 아토피 인자를 갖고 있는 부모님에게서 유전적으로 아토피 인자를 물려받았는데, 그것을 본인의 오장육부의 힘으로 이겨내면 아토피가 발현되지 않는데, 큰딸의 경우처럼 새 집증후군이 이를 촉발시키거나, 둘째 셋째처럼 태어나자마자 이겨 낼 힘이 없어 발현되는 것이다.
물론 전혀 부모님으로부터 인자를 물려받지 않았음에도, 본인이 어릴 적부터 살면서 그런 독성물질을 상대적으로 많이 흡수하는 경우에는 아토피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성인 아토피가 생기는 것이다.
여기서 웃픈 내 일화를 하나 소개하겠다.
집사람이 처갓집에서 큰 딸이므로 당연히 내가 맏사위고 큰 딸이 처갓집으로서는 첫 손주다. 당시에는 처제와 처남이 결혼하기 전이므로 내 첫째와 둘째, 셋째가 처갓집의 손주 전부였다.
그런데 이런 금쪽같은 손주들이 다 위 사진과 같은 아토피 환자이니 장인어른과 장모님 입장에서는 ‘이게 웬 날벼락이냐’ 하셨다. 그러시면서 “강서방이 그렇게 술과 담배를 하니 아이들이 아토피가 안 생기겠어? 강서방 때문에 내 딸이 고생이다.”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어디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달리 변명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처갓집에 미안한 마음으로 쥐 죽은 듯이 아이들 치료에 전념하였다. ‘전 재산을 팔아서라도 아이들을 고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라고 생각도 했다. 우리 시에 나를 강등시켜도 좋으니, 경상북도 청도에 있는 문서고 지기로 발령 내달라고도 요청하기도 했다. 시골에서 살면 나을 수 있다는 생각에....
그러던 중 극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처남이 결혼해서 조카를 낳았는데 이 아이도 똑같은 아토피다. 그 뒤로 처남과 처제가 조카들을 낳았는데 다른 아이들도 하나만 제외하고 다 아토피다. 처갓집 손주 내 딸 셋 포함 모두 일곱 중에 여섯이 아토피인 것이다. ‘이건 뭐지?’, 결론은 처갓집에 아토피 인자가 있었던 것이다.
그 연유를 잠깐 설명하면, 우리 장인어른이 소위 잘 나가는 검찰 공무원이셨다, 직급도 높아서 마지막엔 검찰 부이사관(국장)으로 퇴직하셨다. 따라서 장인어른이 젊어서 검찰 수사관일 때부터 집에는 의정부 동네에서 나오는 미군의 간식류(초콜릿, 과자, 바나나 등)가 선물로 가득 쌓여 있었던 것이다. 나의 아내가 어릴 때부터 3남매는 그것이 독인지도 모르고 마음껏 먹었다는 것이다.(부럽다. 나는 그런 거 구경도 못해보고 살았는데....) 그래서 처갓집 3남매는 몸속에 독성물질을 가득 담고 있었는데, 본인들은 그것을 어느 정도 이겨낼 수 있어서 겉으로 아토피는 나타나지 않다가, 아이들대에 나타난 것이다.
결국 내 누명은 벗겨졌고, 그 뒤로는 오히려 장모님께서 은근히 나를 어려워하시는 눈치였다. 물론 우리 조카들도 당연히 자혜당한의원에서 깨끗이 나았다.
결론적으로 아토피는 피부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오염된 독성물질을 얼마나 많이 흡수하느냐, 그리고 그것을 자기 스스로 몸의 정화 작용을 통해서 적절하게 배출하느냐의 문제다.
따라서 근원적으로 독성물질을 최대한 적게 흡수하는 것이 일차적 관건이다. 먹거리는 유기농이 가장 좋다. 사람마다 우유 알러지 같은 게 있을 수 있으므로 음식과 관련한 알러지는 따로 체크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인스턴트식품과 튀김류 그리고 슈퍼에서 파는 과자류 등에는 우리 몸에 좋지 않은 성분들이 과다하게 포함되어 있다. 최대한 피해야 한다. 유기농으로 대체하면 좋다. 참고로 내가 해 보니깐, 유기농은 상대적으로 비싸서 아낀다는 점에서도 정갈하고 좋다.
다음은, 몸의 자체정화력 또는 자연치유력을 높이는 방법이다. 이게 꼭 한약이어야 하는가는 나도 알 수 없지만, 병이 발현되고 나서는 한약으로 최대한 빨리 자연치유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참고로 한약이 중국산 중금속 오염 등으로 오히려 간을 망가뜨릴 수 있다 라는 말은 일리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어떤 한약재를 쓰느냐도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다음으로 또 중요한 게 있다. 일단 아토피 환자가 생기면 완전히 집안 분위기가 바뀐다. 침울해진다. 환자 본인의 괴롭고 힘듦이야 말로 다 할 수도 없거니와, 이를 지켜보는 가족들도 너무 힘들다. 따라서 가족 전체가 서로 도와가며 가급적 화목한 분위기에서 웃으면서 지낼 수 있도록 만들어나가야 한다.
특히 시간이 날 때마다 자연 속으로 들어가서 흙을 만지며 좋은 공기를 마시며 심호흡하고 걷고 운동하며 땀을 내는 훈련을 의도적으로 해야 한다. 나는 아이들 어릴 때 매주 주말이면 가까운 산이나 주말농장에서 하루를 보 냈다. 환자를 포함한 가족 모두의 심신의 안정과 평화도 매우 중요하다.
나는 이 글의 부록 《나의 아토피 극복 수기》에서 밝힌 바대로, 대 한민국에서 제일 심한 아토피 환자 아이 셋을 연달아서 키워냈고, 결국은 오랜 시간(1인당 평균 1년 반 정도)이 걸렸지만, 아토피를 거의 완전히 극복하였다.
한 가지 꼭 강조하고 싶은 것은, 우리 몸은 엄청난 자연치유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발전된 서양의학에서도 고치지 못하는 아토피를 내 몸 스스로 고친다는 게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 아토피뿐 만이 아 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 몸을 소중히 다룰 줄 알아야 한다. 평소에 좋은 것을 먹고, 운동하고 땀 흘리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가급적 자주 자연을 접하고, 좋은 생각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우리가 살면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다.
지금도 원인도 치료법도 모른 채, 아토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 이 글을 통해 자세하게 소개하였고, 모쪼록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이다음 글은 내가 2005년 초 무렵 둘째까지 나았을 때 작성해서 자혜당 한의원에 붙여놓은 아토피 극복 수기를 소개하겠다(지금도 붙어 있다). 참고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