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휠체어를 타고 살아간다. 휠체어는 내 몸의 일부가 되어, 내가 어디로든 갈 수 있게 도와주는 중요한 동반자가 되었다. 때때로 사람들은 나를 보고 안쓰럽다거나 힘들어 보인다고 말한다. 그들의 시선 속에서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 알기에, 그 시선들이 나의 마음을 무겁게 할 때도 있다.
내가 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도, "장애가 있으니 못 하는 것도 있지" 라며 내 마음을 위로한다. 휠체어를 타는 모습을 보고 자리를 비켜 주거나 의자를 옆으로 치워 줄 때 더 미안해지는 건 왜일까.
휠체어를 타고 살아간다는 것은 내 장애가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표지처럼 드러나는 것이다. 내 안에는 주변 사람들로 부터 받은 상처들이 여전히 자리하고 있고, 그 상처들을 온전히 내보일 수 없기에 혼자서 치유하며 살아가고 있다. 나는 내 장애를 조금씩 더 이해하려 노력하며, 나와 같은 장애를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고 싶다.
하지만 때때로, 휠체어 너머로 진정한 나를 봐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든다. 내가 가진 장애가 아닌, 내 본연의 모습으로 평가받고 싶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서로의 마음을 나누며, 서로를 더 잘 이해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