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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o Oct 22. 2024

스타트업이란 허상


푸드트럭을 1대 만들 때부터 우리는 스타트업이라고 제창했다.

그러고 트럭이 완성되기도전에 푸드트럭 관련 콘텐츠들을 기획하였다. 푸드트럭 창업 특강, 푸드트럭 페스티벌과 같은 것 말이다.


그러고 코로나19에 성공적인 피봇팅으로 21년에서 23년 매출이 50배 성장하였다. 물론 21년이 너무 낮았다. 다. 그리고 우리를 가까이서 도와주시는 어른의 표현을 빌리자면 '엔조이'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 말이 다소 불쾌하게 들렸다. 매일 머리터지게 고민하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엔조이라니?


그러나 결국 숫자가 이야기한다. 24년 확연하게 성장이 늦어졌다. 그리고 고민했다. 왜 이럴까. 정말 열심히 했고 최선을 다했는데.


이제서야 '엔조이'라는 말의 본뜻을 알았다. 핵심을 모르고 겉치레만 하고 있다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스타트업이라고 제창하며 그런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다. 유명한 스타트업 대표님, 투자를 많이 받은 스타트업 대표님, VC 등. 어떤 뚜렷한 목적과 목표가 없이 추후 기회가 올 것이란 기대 아래에 계속 관계를 갖고 만나고 있었다.


또한 단기적 성과에 집착하였다. 당장 1개월 뒤, 3개월 뒤 매출을 증진시키기 위해 경영진부터 모두가 노력하였다. 창업자로서 또 경영진으로서 회사의 새로움을 위한 리스크테이킹, 그리고 조금 더 큰 바퀴를 돌리는 작업을 등한시 한 것이다. 그렇다. 약간의 성공에 취해 똑같은 행동만을 반복하고 있던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회사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만들어지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두 가지가 있었다.

먼저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렸다. 뭣이 중헌지. 우리가 잘해야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하는 지. 그리고 두 번째는 동료들이 있었다. 경영진이 독단적일 때 때로는 기다려주고 때로는 잔소리하며 채찍찔해주었다. 그래서 다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더 늦었으면 중요한 동료들을 잃고 회사도 망가져 돌이킬 수 없을뻔 했다. 정말 감사하다.




스타트업이 무엇일까?

투자를 많이 받는 것? 연 1000%이상 빠르게 성장하는 것?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

잘 모르겠다. 그런데 가장 공감되었던 말이 하나 있었다. 스타트업 회계사로 유명한 이재용 회계사님께서 했던 말이다. '가설이 있는 조직' 가장 공감이 되었다.


비즈니스 구조가 되었던, 상품이나 제품이 되었던, 서비스가 되었던 새로운 가설을 만들고 실행하는 조직이 스타트업이 아닐까? 그렇다면 그것이 IT이던, 작은 가게이던 그것이 중요한 것일까? 그것보다는 팀의 스피릿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애플은 본인들을 스타트업이라고 표현한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삼성'이 본인들이 스타트업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반응하겠는가? 애플이 자동차를 만든다고 하면 어떤 새로운 혁신적인 자동차가 나올지 기대되지 않는가? 삼성이 자동차를 만든다고하면 르노삼성이 떠오르지 않는가. (삼성을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삼성을 무척 좋아한다. 다만 스타트업이 무엇인지에 대해 내 생각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 팀은 스타트업이 맞다. 그저 투자를 많이 받는, IT회사라서가 아니라 새로운 가설을 세우고 매일 매일을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팀원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이 번에 이렇게 한번 해보는게 어떨까요? 아 물론 또 실패할 수 있습니다' 마치 조울증 환자처럼 새로운 가설을 만들었을 때 마치 큰 성공을 할 것 처럼 희열을 느낀다. 그러고 또 팀원들에게 확신의 차서 해보자고 한다. 그렇지만 역시나 또 문제가 있고 제대로 안되는 것이 많다.


그래도 이러한 시도 속에 회사가 조금씩 나아간다. 그리고 팀원들이 성장하고 조직의 실력이 성장한다. 이제는 우리 조직도 조직의 힘이 성장하였기에 모두가 본인의 영역에서 가설을 세우고 실행한다. 그리고 또 실패한다. 그래서 매일 성장중이다.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려고 한다.

그리고 단기적인 성과를 넘어선 중장기적 관점에서 조금은 큰 바퀴를 돌려보고자 한다.

실패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방향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언젠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 확신한다.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 생각보단 행동을 다짐한다.


이런 고민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함께할 수 있는 동료가 있음에 감사함을, 오늘도 건강함에 감사함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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