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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진실 2

잊지 않으려면

by 김정룡

1. 장기기억에 저장하면 잊히지 않아요

어떻게 하면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을까요? 기억에는 작업기억 (working memory)이라고 불리는 단기기억 (short term memory)과 장기기억 (long term memory)이 있습니다. 장기기억에 저장해야만 잘 잊히지 않습니다.


장기기억에 저장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리허설(reherasal)입니다. 공연 전에 미리 연습하는 과정을 일컫지만, 원래 의미는 반복적으로 해본다는 뜻입니다. 뇌 속에서도 방금 기억한 것반복적으로 학습합니다. 그러면, 기억은 진해지면서 문신처럼 뇌에 새겨집니다.


영어 단어를 외우는 방법을 생각하면 됩니다. 여러 번 잊어버리고 다시 외우면 장기기억 속에 저장됩니다. 잘 안 외워진다고요? 반복 횟수를 늘리면 됩니다. 누구라도 반복 연습 없이 장기기억에 저장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런 질문을 합니다. "한번 밖에 일어나지 않은 사건인데 평생 기억하고 있어요!"

그렇습니다. 단 한 번의 사건인데 평생 잊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만일 사건이 충격적이었다면, 당신은 자신도 모르게 그 장면을 여러 번 떠올렸을 겁니다. 결국, 하루에도 몇 번씩 무의식적인 기억의 반복으로 사건의 장면이 장기기억 속에 저장된 것으로 봐야 합니다.


https://www.researchgate.net/figure/Sketch-of-the-distinction-between-short-term-and-long-term-memo ry-and-relations-between_fig6_258390104


2. 작업기억을 위한 최적의 기억 조합은 말(speech)과 그림(analog picture)입니다


모든 정보는 장기기억에 저장되기 전에 작업기억에서 처리됩니다. 마치 컴퓨터의 RAM 메모리와 같습니다. 음식을 먹기 좋게 앞 접시에 담듯이, 생각을 위해 필요한 단어와 이미지가 작업기억이라는 그릇에 담깁니다. 이때, 단어와 이미지를 많이 담을수록, 생각도 기억도 풍성해질 수 있습니다.


이때, 단어는 글(print)보다는 말(speech)이, 이미지의 경우에는 소리(sound)보다 그림 (analog picture)이 작업기억에 많이 담깁니다.


결국, 사용자의 기억을 위한 최적의 조합은 (speech)로 설명하고 그림(analog picture)으로 보여주는 겁니다. Presentation (PT)에서 말로 하는 설명과 그림이나 도표가 포함된 ppt 자료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https://www.fiverr.com/umarhassan911/make-power-point-presentations-for-you


3. 회상(recall)은 어렵지만 재인지 (recognition)는 쉽습니다


우리가 저장할 수 있는 장기기억의 용량은 한계가 있습니다. 기억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게 어렵다는 것을 누구나 압니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20년 만에 만난 초등학교 동창의 얼굴을 보면, 기억이 되살아나고, 그 녀석의 별명이 '짱구'였다는 것조차 기억납니다. 신기하지 않습니까? 짱구의 얼굴을 기억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리허설을 한 적도 없습니다.


이런 신기한 과정을 재인지(recognition)라고 부릅니다. 기억의 회상(recall)과는 다른 현상입니다. 우리가 재인지할 수 있는 기억의 양은 어마어마합니다. 잠재의식 어디엔가 숨어있던 정보를 신기하게 끄집어냅니다. 이런 초능력 같은 재인지 현상을 만드는 기폭제는 Cue (큐)입니다. Cue는 다음 화에...


https://think360studio.com/blog/recall-recognition




사용자가 기억하기 쉬운 서비스나 제품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어떻게 기억(memorize) 하고, 회상 (recall) 하고, 재인지(recognize) 하는 지를 아는 게 중요합니다.


UX디자이너는 궁극적으로 학습을 쉽게 하는 감지 (perception)나 인지(cognition) 과정, 외울 필요를 최소화하는 기억(memory) 과정, 실패의 경험을 최소화하는 의사결정 (response selection/decision making) 및 실행 (execution) 과정 모두를 면밀히 고려해야 합니다.


이렇게, 인지 심리학(cognitive psychology)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제품 디자인을 , 사용자가 심리적으로 만족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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