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실제로 기억하고 있는 것
1. 단어와 이미지로 기억하는 뇌
우리는 어떻게 생각을 할까요? 우리는 기억하고 있는 단어 (verbal data)를 사용하여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나는 행복하다"라는 생각은 "행복"이라는 단어의 뜻을 기억해야 할 수 있는 생각입니다. 인간의 뇌는 단어를 학습하고, 그것을 논리적으로 또는 직관적으로 연결시키며 생각을 합니다. 단어를 많이 기억할수록,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우리의 뇌가 무언가를 느낄 때는 이미지 (spatial data)를 사용합니다. "고향이 그립다"라는 생각은 고향의 시각적 이미지를 기억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 청각적인 것, 후각적인 것도 있습니다. "엄마의 목소리와 냄새가 그립다"라고 하는 것은 엄마와 같은 지내던 기억이 감각적 이미지로 남아 있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읽고 쓰고 말하며, 다양한 것을 보고 듣고 느낄 때, 뇌는 단어와 이미지로 수많은 정보를 축적합니다. 그래서 글공부만 하면 뇌의 기능이 편향될 수도 있습니다. 정서적 학습이 뇌 발달에 중요한 이유입니다. 우리의 뇌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정보를 저장하며 똑똑해집니다.
3. 복잡한 것을 기억하는 방법
이 복잡한 세상의 원리를 어떻게 단순한 단어와 이미지만으로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우리의 뇌는 단어와 이미지의 조합을 통해 복잡한 개념을 기억합니다. 그중에 사람들이 잘 사용하는 패턴은 다음과 같습니다. 복잡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때는 이 기억 패턴을 활용하도록 합니다.
- 순서 (procedure): 김치를 담그는 순서, 제사를 지내는 순서, 업무를 처리하는 순서를 기억합니다
- 정의 (declaration): 민주주의란? 고전주의란? 사람의 인권이란? 추상적인 내용을 문장으로 기억합니다
- 구조 (organization): 삼권분립이란? 군대의 명령 체계란? 회사 조직이란? 추상적이지만 각 단위 조직 간의 관계를 이해하고 기억합니다
- 정신모형 (mental model): 위의 내용과 중복되기도 하지만, 서비스, 제품, 시스템을 어떻게 쓰면 될지, 작동 원리나 운영방법에 대한 사용자의 기억 정보입니다. 직접 경험이나 유사 경험이 만들어 낸 결과입니다
3. 쉽게 기억하는 방법
묶음기억 (chunking)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사람들은 데이터의 양이 크지 않으면 데이터의 세부 크기와 상관없이 잘 기억합니다. 예를 들어, 임의의 숫자 "3", "2,5", "1,5,8" 이렇게 세 가지 크기의 숫자를 제공했을 때, 3개의 숫자 조합과 1개의 숫자를 외우는 노력의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이런 뇌의 기억 특성을 이용하여, 사람이 잘 외울 수 있는 사이즈로 데이터 묶음을 만드는 것을 chunking이라고 합니다. Chunking에는 너무 큰 숫자를 적당한 크기로 자르거나, 사람이 기억하기 좋은 크기로 숫자를 묶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런 방법은 사용자의 기억 능력을 극대화시킵니다.
https://annaabi.ee/kuidas-aju-kasutada-m171535.html
https://francinemassue.weebly.com/chunking-technique.html
4. Chunking과 연상(association)의 콤비
사람의 기억 능력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가 연상 (association)입니다. Chunking으로 잘라놓은 묶음의 개수가 많아지면, 이 또한 기억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특정한 이미지를 연상해서 묶음의 또 다른 묶음을 만듭니다. 연상되는 단어나 초성을 사용하는 방법은 시험 전에 암기를 위해 사용해 보셨죠?
https://www.careershodh.com/mnemonic-techniques/#google_vignette
5. 뇌가 아니어도 기억하는 우리의 몸
인지심리학 이론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기억이 있습니다. 근육기억 (muscle memory)입니다. 뇌로 연결된 신경회로를 거치지 않고 근육이 스스로 반응하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운동선수의 반사신경이나,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연주자의 손가락 움직임등입니다. 이 반응은 신경신호 전달속도보다 빠릅니다. 뇌가 건반의 위치를 알려주고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이 근육 기억의 메커니즘은 아직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인체의 신비입니다.
인간이 무엇을 기억할 때 뇌의 대뇌 피질이나 해마등의 부위에서 반응이 일어납니다. 그러나, 그 안에 하드드라이브 같은 구조물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알려진 바로는, 그 부위의 신경세포(neuron)들이 특정한 패턴으로 전기신호 또는 생화학적 물질을 주고받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기억을 만들고 저장하는 메커니즘이라고 합니다. 연결된 신경세포 간의 물리화학적 상호작용이 우리의 기억이라는 말입니다. 이해가 되십니까? 저는 이해가 잘 안 됩니다.
현실로 돌아오겠습니다. UX디자이너가 서비스나 제품의 사용성을 높이려면, 외울 필요가 없게 설계해야 합니다. 그러나 불가피하게 외워야 한다면, 사람들이 무엇을 기억하는지, 어떻게 기억하는지를 이해하고, 그 패턴을 따르도록 디자인해야 합니다. 이때, 사용자는 뭔가 모르게 쉽게 외워지는 듯한 느낌을 갖습니다. 편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UX 디자이너가 공부해야 할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