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숲 Nov 17. 2024

지혜야 이리와

 남편과 아내가 다르고 형과 동생이 다르며 언니와 동생, 친구와 친구가 다르다.


여름에도 따뜻한 커피를 마시는 친구가 있고 한겨울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친구가 있다. 탕이나 찌개 같은 메인메뉴 하나에 밥 한 공기를 뚝딱하는 사람이 있고, 한 끼를 먹더라도 여러 가지 밑반찬에 여러 종류의 김치를 즐기는 사람이 있다.


 서로 다름의 색깔이 분명함에도 다름을 인정하고 어울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공동체에서 잘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다름에도 불구하고 다름을 오히려 새로움의 자원으로 활용하고 보충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지혜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이다.



 간혹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색깔을 강요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대부분 그런 사람들은 상대를 위해서 조언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를테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찬 것은 몸에 안 좋아, 따뜻한 커피로 바꿔 마셔’


겨울을 가장 좋아하는 사람에게


‘넌 왜 추운 겨울을 좋아해? 봄이나 가을이 훨씬 좋은데’


위의 예시는 단순한 일상의 예지만 사소한 것에서 큰 일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고 자신의 색깔처럼 타인이 바뀌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런 태도로 인해 상대가 피로감을 느끼고 거부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상황과 분위기에 맞게 밝거나 얌전하거나 하는 행동이 세련된 사람들을 두고 어떤 사람들은 센스 있고 현명하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들은 여우 같고 내숭이라고 말한다.

어떤 상황에서 같은 행동을 두고도 어떤 사람들은 순수하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들은 바보 같다고 한다.


 서로 다른 사람들과 뒤죽박죽 모여 세상을 살아가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수없이 많은 색깔을 지닌 사람들의 모든 색깔에 자신을 맞출 필요는 없지만, 또 사람들의 여러 가지 색깔에 자신의 색깔을 적당한 밝기로 조화롭게 맞추며 세상을 살아가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수없이 많은 사람 가운데 어떤 사람을 우선순위로 둘지가 필요하다. 사람들이 겪는 혼란과 고통의 중심에는 우선순위의 혼동이 있다.

자녀를 남편보다 우선순위에 두는 아내, 부모를 배우자보다 우선순위에 두는 남편이나 아내, 자신의 취미나 일을 가족보다 우선하는 아내나 남편, 자동차나 개를 배우자보다 우선으로 하는 남편이나 아내...


 결혼을 하여 가정을 이룬 사람들은 원 가정에서 분리되어 남자와 여자가 한 몸을 이루고 하나의 가정을 이루었다. 하나님은 성경에서도 ‘아담’의 갈비뼈에서 ‘하와’를 나오게 하여 부부가 온전한 하나의 가정을 이루게 하였고 선을 이루어 협력하기를 원했다. 무엇보다 우선순위는 배우자가 되어 부부가 합심하여 선을 이루고 자녀에게 희망과 용기와 활력을 주면 그 가정은 평화롭다.


 친구나 지인 직장동료 그 외에 만나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자신의 색깔을 이해하고 수용하며 타인의 색깔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다름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들을 가까이하는 것이 좋다.

요즘 말로는 ‘결’이 비슷한 사람으로 통한다. 사상이나 가치관이 비슷하고 거기에 비슷한 취향이나 비슷한 성격이면 더 쉽게 가까워질 것이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가깝고 친한 사이일수록 더욱 그 사람이 지닌 고유의 개성과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사람들은 보통 가깝지 않은 관계에서는 상대에 대해 별 관심이나 기대가 없기 때문에, 상대가 자신과 다른 것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러나 부모가 자식에게 지나친 관심과 사랑으로 인해 자녀의 개성이나 색깔을 무시하고 부모의 색깔을 주입시키는 경우가 있다.

또 남편과 아내의 관계에서도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한식을 좋아하는 남편에게 양식을 좋아하는 아내가 불평불만을 하거나, 아내가 좋아하는 취미에 대해 남편이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거나, 친한 친구들 사이에 자신이 좋아하는 취향을 상대에게 강요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서로 다르다는 것은 어느 누구가 틀리다는 것이 아니다.


 타인의 색깔과 개성을 인정해 주고 수용하면, 자신과 타인의 내면은 평화로움을 유지할 수 있다. 시시비비 태클을 거는 피곤한 사람보다는 자신을 존중해주는 사람을 곁에 두고 싶은 것은 인간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