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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영화, 왜 실패하고 있나?

아이언맨 부활이 필요한 이유

by 정승렬

영화를 좋아하는 국내 팬들이라면 한 번쯤은 우리나라를 일컬어 '마블 공화국'이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그만큼 마블 영화는 국내 영화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고, 그 열기는 특히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절정을 이루었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 국내 영화 역사상 거의 모든 신기록을 세웠으며, 극장 예매율과 개봉 첫날 관람객 수에서도 놀라운 기록을 달성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마블 영화가 관객들로부터 점차 외면받기 시작했다. 물론 지난 5년 동안 코로나 사태와 영화 관람료 인상이라는 외부 요인도 작용했겠지만, 그 이유만으로 설명하기엔 부족하다고 본다. 마블 영화를 오랫동안 사랑해 온 필자는 이 현상이 단지 외부 요인 때문만이 아니라는 생각에 이르렀고, 마블 영화의 전성기가 끝나고 암흑기로 접어든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해 보았다.

20241013_170124.png?type=w966 출처 네이버영화 아이언맨1

최근 마블 영화의 흥행 성적이 저조한 이유를 분석할 때, 두 가지 중요한 요소가 눈에 띈다. 첫째는 아이언맨(로버트다우니 주니어)의 부재이며, 둘째는 다중우주와 평행이론의 과도한 사용이다.

20241013_170200.png?type=w966 출처 네이버영화 아이언맨1

1. 아이언맨의 부재

아이언맨(토니 스타크)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시작을 알린 상징적인 캐릭터다. 그를 연기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MCU를 대표하는 배우로서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아이언맨이 희생되면서, 그 이후 마블 영화들은 그의 공백을 크게 느끼고 있다. 이 공백은 단순한 캐릭터 부재 이상의 문제를 초래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출연료가 너무 비싸 그의 캐릭터를 없애는 결정을 내린 것은 마블의 큰 실수로 보인다. MCU는 그를 중심으로 많은 이야기들이 형성되었고, 그의 부재는 마블의 중심축을 잃게 했다.


2. 다중우주와 평행이론의 혼란

두 번째로, 최근 마블 영화들이 다중우주(multiverse)와 평행이론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나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와 같은 작품들은 복잡한 다중우주 설정으로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이러한 스토리는 매번 새로운 차원의 세계를 소개하며, 그 안에서 무수히 많은 캐릭터들과 변형된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이로 인해 관객들은 이야기를 따라가기가 어려워졌고, 복잡한 서사에 피로감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한 설정은 원작 코믹스 팬들에게는 흥미로운 요소일 수 있지만, 일반적인 영화 관객들에게는 너무 복잡하고 식상하게 다가갈 수 있다. 마블은 이러한 부분을 단순화하고, 다시 강력한 캐릭터 중심의 스토리로 돌아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

20241013_170049.png?type=w966 출처 네이버영화 아이언맨1

이왕 이렇게 된 마당에 개인적인 희망과 바램 : 아이언맨의 복귀 가능성

최근 마블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MCU에 복귀하되, 이번에는 아이언맨이 아닌 닥터 둠 역할로 돌아올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이로 인해 아이언맨 부활의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느낄 수 있지만, 확장된 세계관 덕분에 여전히 토니 스타크가 다른 차원의 또 다른 모습으로 등장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특히, 평행 세계 속에서 다양한 버전의 캐릭터들이 공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새로운 아이언맨이 등장하는 시나리오도 기대할 만하다. 마블은 이미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다른 차원의 인물들을 성공적으로 등장시킨 바 있어, 유사한 방식으로 토니 스타크를 다시 스크린에 불러오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마블의 다중우주 스토리 라인은 이미 엎질러진 물, 이젠 되돌릴 수도 없게 되었다.)


이와 같은 전개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다시 한 번 아이언맨으로 돌아올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 상징적인 캐릭터인 아이언맨은 여전히 마블 유니버스의 중요한 축으로 남아 있으며, 마블은 앞으로의 이야기 속에서 그를 되살릴 여지를 남기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20241013_170234.png?type=w966 출처 네이버영화 아이언맨1

마블 영화에 깊은 애정을 가진 팬으로서, 최근의 흥행 부진이 아쉽게 느껴진다. 아이러니하게도, 스크린에서 다시 토니 스타크를 만나기 위해선 멀티버스(Multiverse)라는 복잡한 설정이 필요하다는 점이 다소 아리송하다. 아이언맨이 중심이 되어 황금기를 이끌었던 시기를 뒤로한 마블은 이제 새로운 방향성을 찾아야 할 중요한 시점에 놓여 있다. 마블이 다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그 전성기를 되찾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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