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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발자국 Oct 14. 2024

돈을 아끼려면 오히려 써야 한다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있다

오늘은 돈과 시간의 효율 관계에 관해서 얘기해 보려 한다. 얘기하기에 앞서 글 하나를 읽어보자.


매일 아침 당신이 눈을 뜰 때마다 계좌에 자동으로 8만 6400달러가 입금된다. 그리고 매일 밤 그 돈은 계좌에서 사라진다. 당신이 깨어 있는 동안 얼마를 썼건 상관없다. 다음날 어김없이 또 8만 6400달러가 들어온다. 밤이 되면 또 사라진다. 어떤가. 이런 일이 생긴다면 매일 이 돈을 잘 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 같지 않은가.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1도 남김없이 최선을 다해서 쓴다고 말할 것이다. 그런데,


 이게, '시간'이라면? 당신에겐 매일 '8만 6400초'의 시간이 주어진다. 24시가 넘어가면 사라진다. 이래도 시간을 낭비할 것인가.


옛날에 위 글을 처음 읽었을 때 꽤 많은 생각과 충격을 받았었다. 돈은 그렇게 아껴 쓰면서 시간은 무한히 주어진 것처럼 낭비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돈과 시간이 상관관계라는 것을 이때 제대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돈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사고파는 것이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고팔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지가 자본주의사회에서 성공하느냐 마느냐의 핵심이다. 그래서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없다'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이렇게 마인드를 가지니까 돈을 지불하기에 앞서서 내가 진정으로 이것을 원하는지를 알게 되고 계산도 더 빨라지고 정확해지니까 무엇을 구매하든 후회가 남지 않게 되었다.

내가 깨달은 것 중 하나는 무엇을 처음 시작할 때 무조건 그 분야의 전문가에게 돈을 지불하여 배우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돈을 지불해서 배운다는 것은 그 사람의 몇십 년의 세월이 들어간 시간의 가치를 훨씬 더 저렴한 돈이라는 재화를 지불해서 그 사람의 경험과 시간을 구매하는 것과 같다. 어떤 사람의 몇십 년 동안 축적된 경험과 지혜를 담은 강의가 백만 원짜리라고 한다면, 최저시급 기준 시급 만 원으로 100시간만 일하면 그 사람의 몇십 년을 살 수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현재 내가 필요한 책이나 강의를 돈이 아깝다는 이유로 구매하지 않았을 경우에 얻지 못하는 지식과 지혜는 구매했을 경우와 비교했을 때 분명히 미래에 큰 차이가 존재한다. 구매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기회비용 백만 원을 얻었다고 치자. 반면 구매했을 경우에는 그 지식과 지혜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고, 미래에 어떤 경우에서라도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며 결국 그런 지혜로움으로 백만 원이 아닌 10배, 100배의 가치가 되어서 돌아올지도 모르는 것이다.


외람된 이야기 일 수 있으나 이런 원리로 아기들이 부모에게 배우는 모든 것이 아기입장에서도 부모의 시간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부모가 아기 곁에 있으면 있을수록 사랑을 더 주는 것은 물론이고 아기를 더욱 올바르고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행복한 가정이 목적인 나는 그것을 이루기 위해 당연히 가정적인 남편이 될 것이고,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또 깨달은 것은 쇼핑할 때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하면 바로 구매하고 자리를 뜨는 것이다. 다른 가게에 더 좋은 옷이 있을지라도 나는 이 장소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옷을 샀고 오늘 하루를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마음에 드는 옷을 처음에 발견하면 아직 못 본 것도 많고 시간도 많고 이것보다 더 좋거나 싼 게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더 돌아다녀 보게 된다. 결국 못 찾고 처음 봤던 게 제일 마음에 든다면 효율은 당연히 꽝이고, 더 싸고 좋은 옷을 찾는다고 하더라도 시간, 에너지 소모를 생각한다면 효율이 비슷하거나 그 이하일 것이다.


무엇을 하든 간에 절대적인 가치인 시간을 기준으로 두고 효율을 계산하며 살자.






아래 글은 내가 얼마나 돈을 중요시했고 돈과 시간 관계의 효율을 멍청하게 따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돈을 굉장히 좋아했고 모으는 것도 좋아했기에 중학교 1학년 때 용돈으로만 백만 원을 모은 적이 있을 정도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한 달 용돈이 5천 원에서 한 학년이 올라갈수록 천 원씩 더 받았었다. 거기에 세뱃돈 만원씩 받던 시절이었다. 
근데 모으는 걸 좋아한다기보단 딱히 소비를 잘 안 했다. 친구들이 문방구 앞에서 군것질하고 오락기로 게임을 할 때 나는 옆에서 구경만 하거나 따라가질 않았다. 소비했을 때 얻는 행복이 너무 순식간에 끝나버리니까 돈 쓰는 게 아까웠다.
지금도 마트 같은데 가면 딱 필요한 것만 사서 나온다.
그 후로 대학생 때는 천만 원까지 모았었다. 나에게만 엄격한 짠돌이였지, 후배들 밥 사주던가 친구들이 뭐 하자고 할 때 뺀 적 없이 쓸 땐 쓰는 스타일이었다.

학창 시절에는 안양에서 살았는데 중학교 때부터 친구들끼리 가던 미용실이 있다. 잘 자르기도 했고 5천 원밖에 안 해서 자주 애용했다. 대학생 때부턴 일산 쪽에서 살았는데 주변 미용실이 물가가 올라서 2만 원 하던 시절에도 그 돈이 너무 아까워서 왕복 5시간 걸리는데도 안양 가서 잘랐었다. 
지금 생각하면 굉장히 멍청하다. 시급 7천 원이던 시절이었는데 그 시간에 일을 했으면 더 벌고도 남는 건데..
시간, 스트레스, 효율 모두 다 날린 셈이었다. 효율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내 인생의 모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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