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돈으로 살 수 있다
매일 아침 당신이 눈을 뜰 때마다 계좌에 자동으로 8만 6400달러가 입금된다. 그리고 매일 밤 그 돈은 계좌에서 사라진다. 당신이 깨어 있는 동안 얼마를 썼건 상관없다. 다음날 어김없이 또 8만 6400달러가 들어온다. 밤이 되면 또 사라진다. 어떤가. 이런 일이 생긴다면 매일 이 돈을 잘 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 같지 않은가.
이게, '시간'이라면? 당신에겐 매일 '8만 6400초'의 시간이 주어진다. 24시가 넘어가면 사라진다. 이래도 시간을 낭비할 것인가.
어리석은 사람은 시간으로 돈을 사고,
현명한 사람은 돈으로 시간을 산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돈을 굉장히 좋아했고 모으는 것도 좋아했기에 중학교 1학년 때 용돈으로만 백만 원을 모은 적이 있을 정도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한 달 용돈이 5천 원에서 한 학년이 올라갈수록 천 원씩 더 받았었다. 거기에 세뱃돈 오천원, 만원씩 받던 시절이었다.
근데 모으는 걸 좋아한다기보단 딱히 소비를 잘 안 했다. 친구들이 문방구 앞에서 군것질하고 오락기로 게임을 할 때 나는 옆에서 구경만 하거나 따라가질 않았다. 소비했을 때 얻는 행복이 너무 순식간에 끝나버리니까 돈 쓰는 게 아까웠다.
지금도 마트 같은데 가면 딱 필요한 것만 사서 나온다.
그 후로 대학생 때는 천만 원까지 모았었다. 나에게만 엄격한 짠돌이였지, 후배들 밥 사주던가 친구들이 뭐 하자고 할 때 뺀 적 없이 쓸 땐 쓰는 스타일이었다.
학창 시절에는 안양에서 살았는데 중학교 때부터 친구들끼리 가던 미용실이 있다. 잘 자르기도 했고 5천 원밖에 안 해서 자주 애용했다. 대학생 때부턴 일산 쪽에서 살았는데 주변 미용실이 물가가 올라서 2만 원 하던 시절에도 그 돈이 너무 아까워서 왕복 5시간 걸리는데도 안양 가서 잘랐었다.
지금 생각하면 굉장히 멍청하다. 시급 7천 원이던 시절이었는데 그 시간에 일을 했으면 더 벌고도 남는 건데..
시간, 스트레스, 효율 모두 다 날린 셈이었다. 효율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내 인생의 모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