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에서 태어난 소년, 기업가치 3조에 빛나는 IT 회사 CEO가 되다
여러분 혹시 Figure AI 라는 회사를 아시나요?
Figure AI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제조,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 AI, 엔비디아 등 유명 AI 기업으로부터 6억 7500만 달러(약 9000억 원)를 투자 받으며 기업가치 약 3조 5000억 원에 달하는 유니콘 기업으로 거듭났죠.
오늘의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이 Figure AI의 창립자, Brett Adcock(브렛 애드콕) 입니다.
1986년생으로 올해 38살인 브렛 애드콕은 고등학생 시절부터 1인 기업을 창업해온 솔로 창업가 출신이에요.
Figure 이전에 27억 달러에 상장된 전기항공기 제작회사 Archer Aviation, 1억 1천만 달러에 인수된 AI 기반 구인구직 사이트 Vettery(현. Hired)를 설립한 이력이 있죠.
1인 창업으로 시작해 3조가 넘는 회사를 이끌기까지, 20년에 걸친 브렛 애드콕의 파란만장 비즈니스 스토리와 1인 창업가들에게 던지는 그의 조언이 궁금하시다면, 이 글을 끝까지 읽어보세요!
브렛 애드콕은 미국 일리노이주 외곽에서 3대째 옥수수와 콩 농사를 짓는 가문에서 태어났어요. 어린 시절 대부분을 농장에서 보내며 자랐죠.
항공기 제작회사, AI 로봇 회사 등을 설립한 그가 농장에서 나고 자랐다니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농사꾼과 IT 사업가의 연결고리를 상상하기 어려웠거든요.
그런데 그의 이 한마디에 모든 것이 납득되었습니다.
농장에서 자란 저는
해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 Brett Adcock -
농사꾼과 사업가는 같은 뿌리를 지녔는지도 몰라요. 무수히 많은 도전과 실패 끝에 마침내 세상이 필요한 가치를 창출해 내는 사업가의 여정이 씨를 뿌리고 곡식을 수확하는 농사꾼과 겹쳐 보였습니다.
어린 애드콕이 사업가로 성장하기까지 그가 나고 자란 농장이 많은 영향을 끼쳤음은 분명해 보여요.
일찍이 사업가 기질을 보였던 브렛 애드콕은 16살 때부터 창업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그냥 기술 분야에서 일해보고 싶은 생각에 작은 웹사이트를 만들어보는 식이었어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의 매력에 푹 빠진 그는 컴퓨터 앞에서 몇 시간이고 웹사이트와 프로그램 만드는 방법을 배우곤 했습니다. 당시 그는 여러 종류의 웹사이트를 대부분 혼자서, 1인 기업 스타일로 만들었어요.
아웃도어 전자 제품을 판매하는 웹사이트, 금융 분야에서 사람들의 면접을 돕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Street of Walls (현재도 운영 중), 모바일 구직 지원 사이트, 비디오 인터뷰 웹사이트 등이 그것이었습니다.
이들 중 일부는 수익이 있었지만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죠. 그럼에도 그는 말합니다.
저는 소프트웨어 시절이 정말 좋았습니다.
이런 프로젝트는 정말 재미있었어요!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돈도 없었고
빈털터리였으니 잃을 것도 없었어요
- Brett Adcock -
20대 후반에 접어든 2012년, 그는 이전의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공동창업자 Adam Goldstein와 함께 구인구직 웹사이트 Vettery를 만들게 됩니다. (네, 훗날 1억 1천만 달러에 인수된 바로 그 사이트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구인구직 웹사이트였을까요?
Vettery에 대한 아이디어 시작은, Street of Walls를 만들었던 2008년쯤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플로리다 대학 출신인 애드콕은 헤지펀드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었어요. 이때 우연히 같은 회사에 지원한 Goldstein과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죠.
애드콕과 골드스타인은 Wharton, MIT, Stanford 대학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구직 과정에서 무시당했어요. 공평한 경쟁의 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이들은 직접(!) 월스트리트 입학시험을 개발합니다. 지원자의 출신 학교나 학점이 아닌 고용주가 원하는 기술로 지원자를 평가할 수 있도록요. 그것이 2천만 방문자를 보유한 Street of Walls의 시작이었습니다.
바로 이 Street of Walls 아이디어를 개선해 온라인 채용 마켓 플레이스로 발전시킨 것이 Vettery였던 것이죠.
그렇게 야심 차게 Vettery를 창업했지만 이때부터 본격적인 고난과 역경이 시작됩니다.
초창기 Vettery의 성장은 매우 더딘 편이었어요. 자금조달에 큰 어려움을 느꼈죠. 브렛 애드콕은 Vettery 창업 후 약 4년간 0달러 급여로 생활해야 했습니다(!) 그간 저축한 돈을 회사에 투자하고 뉴욕시 임대료 등에 지불하다 보니 순식간에 빈털터리로 전락했죠.
2012년에 제가 설립한
온라인 채용 마켓인 Vettery를 위한
NYU 기술 인큐베이터에 합격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해에 창업한 50개 회사 중 47개 회사가
모두 자금이 부족해 실패했습니다.
자본 조달은 저에게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초창기에는 수없이 많은 피칭을 하고도
제대로 된 벤처캐피털 투자자를
한 명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 Brett Adcock -
생고생을 거듭하며 시장 적합성을 찾지 못해 수차례 사업 방향을 전환하던 그는 과감히 채용 담당자를 없애보기로 합니다. 대신 구직자와 기업을 하나의 마켓 플레이스에 넣은 뒤 소프트웨어와 AI를 활용해 자동 매칭하는 방식이었죠.
그런데 이게 대박이 납니다!
채용 담당자가 직접 후보자를 찾아야 하는 링크드인과 달리 적합한 인재를 알아서 찾아주는 시스템 덕분에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어요.
2017년 무렵, Vettery 내에서 매달 약 30,000건의 면접이 진행될 정도로 크게 성장합니다.
마침내 2018년, Vettery의 성장을 눈여겨보던 세계 최대 채용 회사 Adecco Group가 약 1억 1,000만 달러에 Vettery를 인수하기에 이르죠.
Vettery의 성공으로 큰돈을 거머쥔 30대 애드콕은 곧 다음 농사를 준비합니다.
이번엔 20대에 그랬던 것처럼 무작정 아이디어를 던지기보단 좀 더 신중하게 창업 아이템에 대해 고민해요. 자본이 있었기에 좀 더 큰 문제에 도전해 보고 싶어진 그는 하드웨어와 지속 가능성 분야에 뛰어들기로 결심합니다.
그 당시 저는 지속 가능한 교통수단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100년 동안 아무도 교통량을 줄이려고 노력하지 않았어요.
도로에 교통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해왔을 뿐이죠.
교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3D 영공으로 이동하는 것임을 분명히 느꼈습니다.
- Brett Adcock -
2018년, 애드콕은 그의 비즈니스 파트너인 골드 스타인과 함께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eVTOL) 제작회사, Archer Aviation를 창업합니다.
그는 유럽의 다국적 항공기 제조기업 ‘에어버스’ 바하나 팀의 인력,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가 후원했던 플라잉 카 개발 회사 ‘키티호크’ 내 인력들을 중심으로 훌륭한 팀을 만들었어요. 당시 에어버스와 키티호크 직원 일부가 회사의 운영방식에 불만을 가지고 있음을 재빠르게 포착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3년 후인 2021년, Archer Aviation 팀은 전기 배터리로 구동되고 헬리콥터처럼 이착륙하는 2인승 소형 항공기를 선보입니다.
도시와 공항 또는 기타 단거리 목적지까지 운송하는 용도로 만들어진 이 항공기는 전기로 움직이기에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었고, 헬리콥터보다 100배 적은 소음에 도시 교통혼잡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었죠.
덕분에 Archer는 10억 달러 이상의 자본을 조달하며 27억 달러(한화 약 3조 5천억 원) 가치로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잘나가는 회사를 설립한 그가 어쩌다 AI 로봇 회사를 설립하게 된 걸까요?
Archer Aviation가 승승장구하고 있던 2022년 4월.
브렛 애드콕은 불현듯 Archer를 떠납니다.
공개 시장에 진출한 상황에서
저와 이사회 간의 의견 차이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제가 하고 싶었던 일과 그룹이 하고 싶었던 일이 달랐고,
상장 과정에서 약간의 고통이 있었습니다.
- Brett Adcock -
여전히 애드콕은 Archer의 대주주이긴 했지만, 이사회와의 의견 차이로 인해 Archer에서 더 이상 꿈을 펼치긴 어려웠어요. 그는 또다시 새로운 씨앗을 뿌릴 준비를 합니다.
이번에 애드콕이 뛰어든 문제는 노동력 부족 현상이었습니다.
미국에만 안전하지 않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일자리가 천만 개가 넘고, 인구 고령화로 인해 기업이 인력을 확보하기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했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동화가 필요했습니다.
노동 자동화를 위해 인간과 같은 2족 보행 AI 로봇을 만들기로 결심한 그는 2022년 5월 Figure AI를 설립합니다.
애드콕은 Archer를 설립할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보스턴 다이내믹스, 테슬라, 구글 딥마인드, 애플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등에서 일하고 있었던 인력들을 모아 훌륭한 팀을 만들어냈죠.
Figure 팀은 모인지 약 6개월 만에 자사의 첫 휴머노이드 로봇, Figure 01 개발을 완료하고 테스트에 들어갑니다. 가장 최근 Figure에서 공개한 ‘Figure 01’의 작동 영상을 보면 노동력 부족이 가장 심각한 제조, 운송, 물류, 차고, 소매업 등에 사용될 수 있도록 개발된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영상을 보고 로봇의 움직임과 행동이 너무 자연스러워 소름 돋았습니다. �
그렇게 2024년 2월 29일.
창립 2년 차 스타트업인 Figure는 마이크로소프트, OpenAI 스타트업 펀드, 엔비디아, 제프 베조스(Bezos Expeditions), 파크웨이 벤처캐피털, 인텔캐피털, 얼라인 벤처스, ARK 인베스트 등으로부터 26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유치에 성공하게 됩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AI 업계의 유명 회사들로부터 엄청난 지지를 받은 셈인데요, 이번 투자로 인해 Figure가 꿈꾸는 휴머노이드 상용화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어요.
10대 시절 1인 창업으로 시작한 그는 20년 뒤, 차세대 일론 머스크라 불리는 미래를 상상할 수 있었을까요?
● 브렛 애드콕이 1인 창업가 시절에 최고로 많이 배웠다고 말하는 8가지 이유
1. 아이디어 떠올리는데 능숙해집니다. (이것은 초능력입니다!)
2. 혼자 회사 전체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엔지니어링, 법률, 브랜딩, 영업, 마케팅, 사용자 피드백, 고객 서비스를 배우게 되죠
3. 제품을 빠르게 제공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4. 자금 여유가 많지 않기 때문에 재정적 규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흥청망청이 애초에 불가능하죠)
5. 풀타임으로 일하면서 부업으로도 할 수 있고, 재미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단점이 거의 없어요.
6. 적성과 수완이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실패할 수 있습니다
7. 매일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것이 직업이니 익숙해져야 해요.
8. 최고의 제품, 서비스가 승리한다는 이 게임의 진리를 배우게 될 것입니다. 제품 품질 외의 다른 모든 것은 의미 없어요.
● 기업가가 되고 싶은 분들은 6개월 동안 미니 인터넷 회사를 만들어 보세요.
6개월 안에 월 5,000달러 매출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이를 달성할 수 없다면 벤처 지원 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포기하세요. (그만큼 시장은 냉정하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 "회사"를 구축하지 마세요.
나가서 많은 사람을 고용하거나, 로고/브랜드에 돈을 쓰거나, 광고를 구매하거나, 장기 사무실 공간을 확보하지 마세요. 당신의 유일한 목표는 사용자를 확보하고, 제품을 출시하고, 제품 시장 적합성의 초기 징후를 찾는 것입니다.
● 연료를 낮게 유지하세요.
실패하면 돈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초기에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돈을 쓰지 말고, 지옥처럼 검소하게 지내십시오.
● 소프트웨어는 실행 게임입니다.
"완벽한 아이디어"는 존재하지 않아요. 이 게임은 사용자 획득 + 제품 테스트 = 사용자 피드백의 순환 시스템으로 돌아갑니다. 여러 아이디어를 실행해야 제품 시장 적합성을 찾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가장 많은 타석을 차지하는 팀이 승리하게 됩니다.
창업의 핵심은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어요.
브렛 애드콕은 매번 창업과정에서 문제 해결에 굉장히 집착하고 있는 듯 보였어요. 그가 설립한 Archer나 Figure 웹사이트를 한번 들어가 보시기를 추천드려요. 회사 소개를 보면 이 회사가 세상의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사람들에게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Vettery 설립 직후 돈이 없어 고생하던 시절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브렛 에드콕은 힘들었던 그 시절, 4년간 0달러 급여도 모자라 집세를 내기 위해 5만 달러(약 6000만 원)를 빌려야 했었다고 해요. 이런 어려운 시기를 버티며 애드콕은 생존과 자본 조달에 능숙해져야 했습니다. 고생하던 이 시절을 버티며 투자유치의 달인이 된 덕에 지금의 Figure가 탄생할 수 있었겠죠?
창업가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역시 실행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애드콕은 매각, 상장과 같은 커다란 사건이 있고 난 뒤 불과 몇 개월 만에 다음 회사를 설립하더라고요. 어린 시절, 수많은 1인 기업을 론칭하며 얻은 실행력 근육이 그를 빠른 판단력을 지닌 사업가로 성장시킨 게 아닐까 싶습니다.
✅ 참고 자료
이 글은 아래 참고 자료들을 토대로 작성했어요. 브렛 애드콕에 대해 보다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해 보세요!
High-tech entrepreneur Brett Adcock on Figure, Archer, and early success
10 Things You Didn't Know About Brett Adcock
브렛 애드콕 -트위터 / brettadc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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