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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상 Oct 13. 2024

걷는 인생

누죽걸사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사는 것을 말합니다. 꾸준히 걸으면 질병의 90%는 예방 및 치료가 가능하다합니다.     


내가 걷기를 본격적으로 한 것은 15년 정도 된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직장 근처를 돌았다. 20분 정도를 매일 걸었다. 아침에 못 걸으면 저녁에 퇴근하고 와서 집주변을 걸었다. 걸으면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걸을 때 이런 저런 생각을 한다. 아침에 걸을 때면 오늘 할 일을 차근차근 생각을 한다. 저녁에 걸을 때는 오늘 있었던 일을 곰곰히 생각하고 돌아보며 반성한다.     


나의 걷기는 계절과 상관없이 계속되었다. 아무리 추워도 옷 튼튼하게 입고 나가서 걸었다. 눈이 쌓인 곳은 선구자처럼 뒤에 오는 사람이 내발자국을 따라 걷기에 반듯하고 조심스럽게 걷는다. 폭우가 오지 않는 한 가랑비가 오더라도 우산을 쓰고 걷다보면 우산에 비가 부딪히는 소리를 피아노 소리로 환원하며  걸었다. 그렇게 걸으니 우선 좋아진 점은 하체 힘이 생겨 피곤함이 몰라보게 줄었다. 그리고 고질병인 허리 아픈 것이 없어졌다. 걷기 전에는 허리가 1~2년에 한 번씩은 아파서 정형외과나 한의원을 찾았다. 어떤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힘들 정도로 아플 때도 있었다. 그 뒤로 난 걷기 전도사가 되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입이 아플 정도로 걸어라고 말한다. 특히 허리 아픈사람에게 더 강조한다. 나의 권유에 효험을 본 사람도 여러 명 있다.     


아내에게도 전도하여 쉬는 날이면 곧장 같이 걷는다. 걸을 때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걷다보면 우리는 하나가 되는 듯한 착각을 하곤 한다. 아내도 걷기를 꽤 좋아한다.      


어떤 때는 혼자 밤 늦게 걸을 때가 있다. 그러면 귀신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사람 만나는 것이 무서울 때가 있다. 그런데 여자 혼자 걷는 사람이 있다. 저 사람은 어떻게 무서움을 모르는가. 남자도 무서울 때가 있는데 하물며 여자가 무서움이 없다니...          


혼자 걸으며 유튜브나 좋아하는 야구를 볼 때가 있다. 눈을 핸드폰에 집중하다보면 시간도 잘 가고 걸음 양도 금방 많아진다. 그러나 다른 사람과 부딪힐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내가 주로 걷는 곳은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주위에 있는 광교호수공원이다. 무엇보다도 계절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계속 보여준다. 봄이면 나무에 물이 오르고 푸릇한 새싹이 나오는 것이 앙증맞을 정도로 귀엽다. 여름에는 뜨거운 햇볕을 막아주는 무성한 녹음에 그늘이 있어 좋다. 가을은 이파리들이 형형색색 울긋 불긋 아름답게 물들어 자신을 뽐낸다. 겨울은 모든 잎을 떨어뜨리고 나뭇가지로 인고의 세월을 지내는 것 같아 좋다.     

요즘같이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가을 날씨는 걷기에 최상이다. 신대호수를 한바퀴 돌고 오면 걸음은 8000여보 시간상 1시간정도 소요된다. 호수의 좋은 점은 중간 중간에 쉼을 가질 수 있는 벤치가 많다는 것이다. 많은 연인과 가족이 의자에 앉아 이야기 꽃을 피운다.     


하루에 8천보 정도를 일주일에 5일 정도 걸으면 의사가 할 일이 없다고 한다.

가급적이면 보통 걸을 때보다 10cm 정도 보폭을 늘리고 약간 숨이 찰 정도로 빠르게 걷는 것이 효과적이다. 뛰다 걷다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그러나 굳이 뛰지 않아도 된다.     


나의 목표는 걷는 인생이다. 걷다가 죽고 싶다고 할까.     

(2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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