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연재 중 06화

태어나주어 감사하다

by 필제

당신이 없는 세상은 잔인하기 그지없어서

가끔씩 그리워라 생각나곤 합니다


당신은 그때


나를 위해 죽어줄 사람도


내 죽음에 울어줄 사람도


내게 남은 사람들도


없다고 말했죠


그러나 당신은 당신을 잊지 않을 소중한 친구 한 명을 사귀었습니다


그는 당신을 위해 죽었고

그는 당신의 죽음에 사무쳐 울었으며

지금도 여전히 당신 곁에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말했죠


내 존재는 의미 없다라고


내가 하고 있는 것도 의미 없다라고요


그러나 당신의 친구에겐 당신은 의미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한 일은 먼 훗날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세상은 당신의 죽음을 마음깊이 애도했고, 당신이 한 일을 값진 일로 기억했습니다


당신은 좋은 사람이었으며,

세상은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상은 당신에게 말했습니다


세상에 살아주어 고맙다 고


당신의 존재에 힘을 내는 사람도


당신의 말 한마디에 구원받는 사람도 있어서


나는 당신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소중한 존재이고,

세상에 태어나주어 감사하다고


그러니 나는, 영원히 보지 못할 얼굴이더라도


그곳에선 당신이


웃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keyword
화, 목 연재
이전 05화만족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