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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턴! 된장찌개

대표 K-FOOD로!

by 이루나

내가 좋아하는 한식은 다양하게 있지만, 식생활과 연과지어 의미 있는 음식을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아마 된장찌개일 것이다.


나에게 '한식=학교나 집에서 먹는 음식'이었기 때문에, 식당에서 특히 내 돈을 주고 (분식이 아닌) 한식 요리를 사 먹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내 한국인의 피가 각성이라도 하듯, 나는 한식당을 내 발로 찾아서 다니게 되었는데... 그때가 바로 딱 서른이 되었을 즈음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많이 사 먹었던 음식이 된장찌개다. 된장찌개가 내 식비패턴을 완전히 바꾼 요리였다. 이런 내 모습을 보며 한 친구는 '네가 술을 즐기기 시작해서 그래!'라고 일침을 가했다. 술을 마시면 한식이 당긴다나-.


해외여행을 다녀올 때면 인천공항에 위치한 한식당에 들러 된장찌개 한 그릇으로 입가심을 하곤 했다. 그간 다른 식문화에 맞추기 위해 노력했던 내 위를 달래주면서 남아있는 밀가루나 향신료를 소화시켜 주며, 한국에서의 일상을 준비시켜 주었다. 그랬던 된장찌개를 내가 집에서 하다니,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한식에 빠져든 30대 초반의 내가 생각나기도 한다.



사용한 재료

물 700ml

된장 3스푼+쌈장2스푼

미림 1스푼

다진마늘 1스푼

소금 1꼬집

파 1대

감자 1개

양파 1개

애호박 1/3개

청양고추 2개

표고버섯 조금



생각보다 찌개에 들어가는 재료가 많아 중간중간 손질하기 어려울 것 같아 미리 한 번에 모두 손질했다. 파와 고추는 얇게 썰어주고, 나무지 재료들도 먹기 편한 사이즈로 잘라주었다.

물에 장을 풀고, 미림과 다진 마늘을 넣어 준다. 쌈장을 함께 추가하면 더 맛있다고 해서 된장과 쌈장을 모두 사용했다. 감자가 익는데 까지 가장 오래 걸려 감자를 먼저 투하했다. 감자가 조금 익은 것 같을 때 두부, 애호박, 양파, 버섯을 넣어 끓여준다.


두부가 익어갈 즈음 파와 고추를 넣어준 후 다시 푹 끓여준다. 중간중간 맛보며 간해주기! 내 경우 생각보다 싱거운 감이 있었다. 마치 된장찌개가 아닌 된장국 느낌이어서 장을 한 스푼씩 더 추가하고, 소금을 한 꼬집 넣은 후 졸여주었다.


그릇에 예쁘게 담아주면 완성!


먹다 보니 감자의 양이 너무 많아 걸쭉해져 양을 줄이거나 제외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김치찌개는 고기가 들어간 버전을 좋아하는데, 된장찌개는 고기가 들어간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이번 도전을 발판 삼아 다음엔 해산물을 활용한 된장찌개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덧)

문득 된장찌개 레시피를 적다 보니 육수도 사용하지 않아 이 정도면 채식요리가 아닌가 싶었다. 내 주변 외국 친구들을 봤을 때 콩요리를 대부분 잘 먹기도 하고, 쌈장을 좋아하는 경우도 많다. 빨간 음식도 아니니 외국인들이 정말 편하게 먹을 수 있으면서 좋아할 요리이기도 한 것 같다. 된장찌개를 NEXT K-FOOD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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