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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인사이트트 Oct 28. 2024

"37%의 법칙" 결혼성공비법 대공개

수학으로 푸는 배우자 선택의 공식

"왜 지금의 남편을 선택했어?"


이 질문은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질문이에요. 사람마다 이상형도 다르고, 선택의 기준도 다르니까요. 그런데 제 답은 조금 수학적일 수 있어요. 저는 아주 철저하게 '수학적인 접근법'을 통해 남편을 선택했거든요.


물론 친구들에게는 "그냥 좋아서~"라고 간단히 대답하곤 했지만, 여기서는 좀 더 솔직해지고 싶어요. 제가 사용한 방법은 저만의 비법이라기보단, 이미 널리 알려진 '비서 문제(Secretary Problem)' 혹은 '37%의 법칙'에 기반한 거예요. 이 법칙은 많은 선택지 속에서 후회 없는 결정을 내리기 위한 수학적 최적화 이론이에요. 최적의 타이밍에 결정을 내려야 할 때 큰 도움이 되죠.


듀오에서 만난 수많은 상대 중 어떻게 최적의 타이밍에 남편을 선택했는지, 수학과 결혼 결정이 맞물린 저만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나의 결혼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겠지.. @출처: 듀오홈페이지


37% 법칙: 완벽한 선택의 타이밍을 찾아라

37%의 법칙은 최적의 타이밍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수학적 방법이에요. '비서 문제'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수많은 선택지 중에서 최고의 비서를 뽑기 위해 언제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를 다루는 이론이죠. 이 전략은 '최적 멈춤 이론'에 기반하고 있어요.


성공확률은 CR > SNCR > CCR 순으로 높습니다. 복잡한 설명은 뒤로 하고 오늘 알려드릴 CR방식만 알려드리겠습니다.


CR(Curoff Rule): 굵은 검은색 선으로 표시된 CR은 초반 탐색 후에 기준을 넘는 첫 후보를 선택하는 규칙입니다. 이 규칙은 약 37% 법칙과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하며, 대략 30명 정도까지 탐색을 진행한 후 최적의 후보를 선택할 때 성공 확률이 약 0.35로 최고에 도달합니다.


핵심은 단순해요. 전체 후보의 약 37%를 탐색하면서 기준을 설정하고, 그 이후 그 기준을 넘는 첫 번째 후보를 선택하는 거예요. 이렇게 하면 무작정 탐색을 계속하다가 좋은 기회를 놓치는 일도 없고, 너무 일찍 결정을 내려 후회할 가능성도 줄어듭니다.



37% 법칙적용하기: 내 남편은 어디에?


실제로 제가 이 방식을 어떻게 적용했는지 이야기해 볼게요. 듀오와 다양한 소개팅 어플, 지인 소개 등을 통해 6개월 동안 1주일에 한 명을 만난다고 가정하면 24명을 만날 수 있어요.


1. 처음 9명은 탐색에 집중하기


 첫 번째 남자: 냥군.

https://brunch.co.kr/@cityinsight/9

두 번째 남자: 벚꽃군.

https://brunch.co.kr/@cityinsight/14

세 번째 남자: 모군.

https://brunch.co.kr/@cityinsight/15


네 번째 남자: 한의사

외모는 제 취향이 아니었고 직업에 대한 프라이드가 없음


다섯 번째 남자: 에너지 공기업 엔지니어 A군

전반적으로 평범했지만 남자 쪽에서 거절. 추후 친한 언니와 결혼했는데, 가끔 만나서 서로 민망해함.


여섯 번째 남자: 대기업 연구직

나이는 좀 있었고, 외모는 취향이 아니었음. 무엇보다 짠돌이라서 싫었음.


일곱 번째 남자: 초등교사

전반적으로 무난했지만, 얼굴 비대칭이 너무 신경 쓰였음


일곱 번째 남자: 자수성가 사업남

돈은 잘 버는 것 같았는데, "저 오늘 나오기 잘했네요~^^"하고 그다음 날 둘 다 연락 안 함

아마 나도 그냥 그랬지만, 그도 그랬던 거 같다


여덟 번째 남자: 에너지 공기업 엔지니어 B군

직장도 안정적이고 돈도 잘 벌었지만, 가정환경이 나랑 너무 달랐다. 특히 밥 먹을 때 숟가락과 젓가락을 두 손에 쥐고 같이 먹는다거나. 마이너스 통장 5천만원으로 미국 주식을 하는 모습. 우리 집 분위기랑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그.


아홉 번째 남자: 대기업 생산직

얼굴도 직장도 꽤 괜찮았지만, 성격이 너무 고리타분했다. 가부장적인걸 싫어하진 않지만, 남자 입으로 "여자는 고분고분해야지."라는 소리를 듣고 기함했음.


이렇게 처음 9명의 사람을 만나면서 저만의 기준을 세웠어요. 나이, 대학, 외모, 직업, 성격 등 다양한 요소를 나름대로 분석하며 제 기준을 점점 구체화할 수 있었죠.



2. 9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정한 이상형 리스트를 작성하자


처음 남성분들을 만날 때 경제적인 안정이 최우선이었어요. 연봉이 저보다 두 배 이상이면 통과였죠. 그런데 9명을 만나면서 우선순위가 크게 달라졌습니다.

나이: 위아래 5살까지 괜찮음
대학: 무관
외모: 내 눈에 거슬리지 않으면 충분함.
직업: 상관없음.
성격: 짠돌이는 피하고 싶고, 남자다움을 갖춘 스타일이 좋음. 제사 지내는 집안도 괜찮음
집안: 집안분위기가 가장 중요함


처음 듀오를 가입했을 때 우선순위는 다음과 같았어요.

돈 > 직장 > 나이 > 집안 > 성격 > 대학 > 외모


하지만 9명을 만나면서 우선순위는 이렇게 바뀌었어요.

집안 > 성격 > 외모 > 돈 > 나이 > 직장 > 대학


37%의 법칙을 실천하면서 알게 된 놀라운 사실.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저와 집안 환경이 비슷한 남자였답니다. 돈은 중요하지만 성실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면 함께 어떻게든 잘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요.


사실, 처음에는 외모가 큰 영향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제 외모 스타일이 아닌 고스펙의 남성을 만나보니 마음이 움직이지 않더군요.




3. 집안 환경이 비슷한 사람 위주로 만나자


결국 마지막에는 저와 집안 환경이 비슷한 사람을 찾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했어요. 같은 환경에서 자란 사람과 더 잘 맞을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듀오에서 중학교 동창을 찾고, 주변 친구들에게도 소개팅을 부탁했죠.


최종 후보는 이렇게 세명

최종 후보 1: 가스군(경제적으론 안정적이었지만, "짠돌이" 기질 때문에 제외)

최종 후보 2: 측량군(외모가 제 스타일과 거리가 있었고, 연봉에 비해 과한 차를 몰고 다니는 게 부담스러워서 제외)


그리고 마지막 후보 곰돌군은 첫인상부터 강렬했는데, 이유는 바로 그 푸근한 뱃살이었어요. 인상 자체는 좋았지만 티셔츠 사이로 뿜뿜 하는 뱃살이 신경 쓰였답니다. 그런 신경쓰임을 상쇄시킨 건 그만의 특별한 선물이었어요. 손수 만든 수제맥주를 선물하며 "냉장고에 일주일쯤 두었다가 드셔보세요"라며 쾌활하게 웃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열리더라고요.


곰돌군도 저와 같은 3남매 중 둘째였고, 남자다운 성격과 "짠돌이"스럽지 않은 면모가 마음에 들었어요. 직장은 아버지와 함께 상사를 운영하고 있었고, 경제적으로 안정적이었습니다. 나이와 대학도 제 기준에 딱 맞는 그런 후보였요.


모든 조건을 넘긴 곰돌군에게 드디어 STOP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렇게 4년 후 27살이 된 동생이 연애상담을 신청해 왔습니다.

"언니. 처음엔 언니가 그렇게 많은 사람을 만나고 선택한 게 곰돌형부라니 솔직히 실망했었어. 근데 이제 나도 연애해 보려니까 곰돌형부 같은 사람기도 정말 힘들더라. 언니는 어떻게 형부 같은 사람 만났어?"


친구들과는 달리 진지하게 설명해 줬어요.

"37%의 법칙이라고 있는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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