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은 순서대로 크게 제목, 초록, 서론, 이론적 배경 및 문헌 검토, 연구 방법, 결과, 논의 혹은 결론, 참고문헌으로 나눌 수 있다. 대부분 논문을 처음 쓰는 사람들은 명칭 그 자체로 의미를 알 수 있는 제목, 초록, 결과 부문을 제외하고 어떻게 글을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 우선 정석대로 각 부문에 들어가야 할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자.
서론에서는 연구 배경 및 필요성을 설명해야 한다. 연구의 필요성을 설명할 때는 기존 연구 흐름을 검토하고 나의 연구만이 가지고 있는 차별성을 제시해야 한다. 그로 인한 연구의 목적과 연구 질문(가설)을 명확히 짚어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론적 배경 및 문헌 검토는 서론에서 가볍게 말한 기존 연구를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단계이다. 내 연구와 관련된 기존 연구들을 비교하고 연구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한다. 연구 방향과 가설 설정을 뒷받침할 선행 연구를 소개하는 부문이다.
연구 방법은 연구 설계 및 연구 대상을 설명하는 파트이다. 실험, 설문조사, 통계 기법 등의 데이터 수집 및 분석 방법과 절차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논의의 단계는 결론과 별개로 구분되기도 하고 함께 작성되기도 한다. 연구 결과에서 도표나 그래프, 표 등 시각적 자료를 토대로 데이터의 핵심 내용을 요약한다면, 자세한 해석은 논의의 단계에서 이루어진다. 연구 결과의 표면적 해설이 아닌 그 너머의 의미를 분석하고 연구의 의의를 밝힌다. 연구가 현실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그 방안과 함의를 논의한다. 연구의 기여점 외에도 한계 및 향후 보완할 연구 방향을 제시하고 후속 연구를 제안하는 것도 논의와 결론 단계에서 이뤄진다.
여기까지 교과서적인 논문에 들어가야 할 내용이다. 그렇다고 논문을 작성할 때는 위에서 살펴본 차례대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논문을 읽을 때도 초록과 결론부터 읽듯이, 실제 논문을 쓰기 위한 권장되는 순서는 이와 별개이다. 문제는 실제 논문을 쓰는 순서도 다시 이상적인 버전과 현실적인 버전으로 나뉜다.
이상적인 순서는 이론적 배경 및 문헌 검토, 가설 설정, 연구 설계, 데이터 분석 순이다. 이상적인 학자라면 대가들의 이론들과 최신 연구 트렌드를 꿰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이론의 한계와 틈새를 활용하여 주제 선정을 한다. 그 후에는 논리상 완벽한 가설을 설정하고 데이터로 증명한다.
하지만 사회계열에서는 실제로 데이터를 수집하기란 하늘에 별 따기다. 인간의 행동과 사회 구조 등 눈에 보이는 물질을 연구 대상으로 삼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실험'을 통한 데이터 수집은 자금과 시간문제로 일개 연구실에서 하기 어렵다. 그 결과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보통이다. 때문에 이론적 배경 및 문헌 검토를 통해 검증하고 싶은 '주제'를 잡았어도, 이를 논문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 여부는 현존하는 데이터의 질과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결과적으로 시간과 자원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 현존하는 몇 안 되는 데이터를 붙잡고 이리저리 다양한 시도를 해본다. 그러다가 뭔가 기존 배경 지식과 비교해서 일반적이지 않거나 주목할 만한 '건덕지'가 있을 때 논문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 본격적으로 '검토'해본다.
그리고 우리는 사실과 진실이 어떻게 다른지 알게 된다. 무슨 소리냐고? 다음 편에는 논문 쓰기 첫 단계부터 다시 현실적인 버전으로 살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