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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늑대의 시간

값싼사랑, 값싼용서

by 김시선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예능을 흥미롭게 보고 있다.

개에서 늑대로 바뀌고 있는 반려견들을 바꾸고자 눈물을 쏟는 보호자들의 사연이 구구절절해 보이기도 한다.

비반려인이며 강아지를 쳐다보는 것만 좋아하는 나로서는(만지는 거 싫어함) 공감이 안 되는 부분도 있고 그렇게까지 지극정성으로(사랑 같지만 희생하며) 동물을 키우는 모습이 뭐랄까 다른 종류의 모성애랄까 그게 아니면 인류애인가? 나에게는 확실히 정의되지 않는 사랑을 느끼게 해 주었다.


개육아나 애육아나 양육자의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는 장면들을 보며 개를 키우며 개에게 끌려다니는 보호자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았다.

사랑해 주고 예뻐해 주지만 규칙을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을 때 약한 동물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공격성을 보인다. 생명을 올바로 키워내는 데에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규칙과 질서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개늑시 2기 출연자에게 강형욱 훈련사가 해준말이 나에게 깊이 남았다.


존경받지 못하는 보호자가 주는 간식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부모로서 권위가 땅에 떨어진 시점에 아이에게 주는 사랑과 혜택은 무슨 의미 일까?

그것은 감사를 모르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온다.

부모는 자식을 마땅히 사랑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자식이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부모에 대한 감사와 공경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동안 나는 너무 쉽게 사랑을 주고 너무 쉽게 용서를 해주었다.

엄마니까 내가 품어야지 내가 먼저 손내밀 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맞는 말이지만 그것에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바로 규칙과 질서를 잡아주는 부모로서의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자연의 섭리를 보더라도 꽃 한 송이 꿀벌 한 마리가 태어나는데도 불변의 질서가 존재한다.

옳지 못한 것을 올바르게 바로잡아주고 행동에 대한 정확한 지침을 주는 것.

그리고 지침을 주는 부모가 흥분하지 않고 일관되게 여러 번 기다려주는 것.

그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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