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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랑소녀 Nov 01. 2024

너는 다 계획이 있었구나

"할 수 있어, 알아서 할게"를 달고 사는 초5 첫째

 파워 J성향의 꼼꼼하고 계획적인 나는 처음에 아이의 계획적이지 않고 헐벗은 자유분방함을 이해하지 못했다. 초등 5학년이 된 첫째가 자기 주관이 뚜렷해지면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표현했고 이어, 스스로 학습을 계획하고 실천보겠다고 선언했다.  


 사춘기에 접어든 초5 첫째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내가 할 수 있어, 알아서 할게"를 항상 달고 말하는 게 느껴졌다. 전에는 아이의 하루 학습 계획표를 적어주었다면 이번엔 아이가 스케쥴러를 사서 필요하고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과목, 복습, 공부량 등등 써내려가면서 체크를 하였다. 물론 엄마 눈에는 성이 차지 않지만 말이다. 

 내 새끼지만 너 참 잘났다. 넌 하고싶은 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구나!!


 첫째가 5학년 수학공부하면서 어렵고 이해가 안 된다는 말을 종종 했고 아이 아빠가 아이에게 수학을 지도하고 있었다. 아빠와 아이가 수학문제를 풀다가 감정적으로 다투었고 시간이 가면서, 아이가 수학을 잘하고 싶고 수학학원을 다니고 싶다는 생각과 의지를 보여주었다.   

 운동 다니면서 집 근처와 학교 근처에 있는 수학학원의 연락처를 메모하고 이후 전화상담을 하고 몇 군데 고른 수학학원으로 첫째와 직접 가서 상담하고 수업진도, 학습량, 숙제 등등 문의해서 답변을 얻고 끝내 아이가 선택한 수학학원을 5월 말부터 다니게 되었다. 

 첫째를 맡은 수학학원 선생님은 다년간 아이들 과외경험이 있으셨고 아이의 수업태도, 성향, 학습 수준 등등 파악했고 선생님과 유선상담이나 직접 만나서 소통을 했다. 아이도 수학학원에 열심히 다니고 있고 학교 수학단원평가에서도 점수도 오르고 있는 편이다. 

아이의 수학단원평가가 다음주 화요일에 있을 경우, 열정가득한 수학선생님께서 주말을 반납하고 토요일에도 학원에 나오셔서 오전 10시부터 1시까지 시험준비를 위해 박차를 가하신다.  


 수학을 현행진도에 맞게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문제풀이하고 복습하니 아이가 점차 수학에 대한 성취감이 보였고 "내가 학원 다니면서 수학에 대해 잘 알게 되고 자신감이 생기고, 이렇게 간다면 중학교에서도 수학을 잘할 수 있을 거 같아요."라고 했다.


 슬기로운 초등생활 카페에서 올해 여름에 아이들의 여름방학 챌린지 이벤트를 한다고 글을 봤고 

아이들에게 "여름방학 동안 너희들이 중점적으로 학습할 과목을 정하고 공부하는 게 어때?" 

아이들이 "과목정해서 공부하는거 할수 있어서. 도전해볼게요." 아이들이 내의견을 듣고 고맙게도 도전을 해본다고 했다. 

  

 초5 첫째는 5-2학기 사회과목에 역사가 나오니 어려울 거라는 정보를 얻었고, 자신이 가장 해보고 싶은 과목인 사회를 문제집을 사서 방학 동안 사회문제집을 2쪽씩 예습한다고 했다. 아이가 이해가지 않거나 어려운 것

최태성의 한국사 수업 강의를 들으며 보완을 해나가고 싶다고 했다.

 

 가족들과 여름방학 동안 나들이, 체험, 여행 간 경우에도 첫째가 미리 문제집을 풀거나 집에 다녀와서 문제집을 풀고 여행기간에는 사회문제집을 챙겨가서 온갖 유혹을 뿌리치고 문제집을 푸는 노력을 보였다. 아이가 스스로 계획하고 목표한 것을 달성하고 작은 성공 경험을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성취감이 생겼고 학습에 대한 정서도 긍정적으로 바뀌어 진걸 볼 수 있었다.

  



 아이가 하고 싶은 거보다 해야 할 일을 먼저 하고 우선순위에 두었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했다. 아이가 2학기 시간표를 보고 하이클래스 앱에 올라온 공지사항 등등 보면서 단원평가나 수행평가가 있으면 중점적으로 공부한 걸 볼 수 있었다. 

 학교에서 사회 수행평가로 ppt를 제작해서 만들어 발표하면 더욱 점수를 높게 준다기에 아이가 미리 ppt를 만들었지만 발표하기전날 자기전에 ppt를 더 수정하고 싶다고 했다. 

  아이는 오후9시에 ppt를 열어서 개념정리가 잘된 사회문제집을 가져와서 내용을 정리하고 위트있는 그림이미지도 삽입하고 ppt를 늦은시간까지 공들여 만드는 모습을 보고 감탄하고 기다려주었다. 엄마에게 모르는 건 알려달라고 해서 도움을 주었고 ppt는 마무리가 되었다.

계획적이고 꼼꼼한 나는 속으로 "너 되겠냐?" "미리 진작에 했어야지"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말을 삼키기로 하고 "사회 수행평가 발표를 잘하고 싶어서 늦은시간임에도 ppt를 고치는 노력을 하고 

넌 책임감을 갖고 뭐든 결국 해내는 아이구나"라고 칭찬했다.      




 이은경 작가님이 <나는 다정한 관찰자가 되기로 했다> 책 본문 중에서 시키든, 안 시키든 5학년이 되어보세요. 결정권은 엄마에게 없으니까요. 그런 엄마든 아니든 엄마의 콘셉트를 결정하느라 너무 오래 고민하지 마세요. 결국 이 공부는 아이의 것이니까요. 내가 어떤 엄마인지, 저 엄마는 어떤 엄마인지 비교하고 분석하느라 괜히  잠 설칠 것 없어요. 어떤 엄마인지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그래서 아이에게 스며들듯 세뇌하는 것은 지금 하는 이공부는 오롯이 너의 것이고 네가 스스로 해야만 하는 길이라는 점이다. 


이 책의 본문을 읽고 맞는 말이어서 무릎을 탁치면서 공감도 되었고 현타도 왔다. 지금 해야 하는 공부는 아이만의 것이고 스스로 의지와 노력을 가지고 해야 하는 작업인 것이었다.   

 아이가 학습에 대한 시행착오를 통해 성향에 맞고 적합한 학습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도 중요하단 생각이 든다.  아이의 학습적인 면도 아주 중요하지만 공부 이외에도 아이의 잘하는 점, 장점,  동기부여, 아이와 엄마와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하고 아이가 할 수 있는 거 하도록 기다려주고 도와달라고 손을 내밀땐 적극적으로 도와주는게 맞는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엄마가 믿는만큼 아이는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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