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음식. 도전해 보세요!
“샨티 샨티 카레 카레야 완전 좋아 아 레알 좋아”
“샨티 샨티 요가 화이야 핫 뜨거운 카레가 좋아”
“인도 인도 인도 사이다”
(노라조의 노래 ‘카레’ 중)
‘인도 음식’하면 가장 떠오르는 것은? 노래 가사로도 쓰일 만큼 유명한 커리가 단번에 떠오를 것이다.
정말로 인도 음식에는 커리를 사용한 메뉴들이 많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이번 편에서는 아직도 생각하면 입에 침이 고이는 인도 음식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먼저, 인도 음식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향신료이다. 인도는 다양한 향신료들이 총집합해 있는 향신료들의 천국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향신료 외에 이름도 어려운 향신료가 무수히 많다. 그리고 인도인들은 마치 소금처럼 다양한 음식에 향신료를 넣어 먹는다.
그렇기 때문에 인도 레스토랑에 가서 메뉴를 대충 보고 그냥 골랐다 가는 깜짝 놀랄 수 있다. 무심코 음식을 한입 먹었다가 느껴지는 향신료에 혀가 놀랄 수 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의도치 않게 맛보게 된 향신료 공격에 당황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인도에 와서 처음 맥도날드에 간 날이었다. 인도에 가면 패스트푸드는 영영 굿바이일 줄 알았는데 세상에나 인도에도 역시 패스트푸드점이 많았다. 도미노피자, 피자헛, KFC, TGI Friday 등등. 그중에서도 맥도날드는 아주 쉽게 볼 수 있다.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점의 경우, 해외라도 치킨버거, 새우버거 등의 대표메뉴는 항상 있다.
인도 맥도날드에 들어가서 메뉴판을 보니 역시나 치킨버거가 있었다. 난 고민 없이 치킨버거와 시원한 콜라 한 잔을 시켰다. 잠시 후, 준비된 음식을 받아와 반가운 마음에 버거를 크게 한 입 물었다. 그런데 “윽 이게 뭐지 무슨 맛이지?” 바삭바삭한 치킨과 고소한 빵이 어우러진 맛이 날 줄 알았는데 후추맛이 그것도 아주 강하고 매운 후추맛이 입안 한가득이었던 것이다. 화끈거리는 입안을 잠재우고자 나는 옆에 있는 콜라를 급히 마셨다. 그런데 “푸아앗.. 아니 이건 또 뭐지?” 예상치 못한 후추의 2 연타였다. 콜라 위에 까만 점처럼 보이는 향신료들이 둥둥 떠나는 것이었다.. 아무리 향신료를 좋아하는 외국인이라도 처음 맛본 후추가 한 움큼 들어간 콜라를 벌컥벌컥 마시기는 힘들 것이다.
분명히 심플하게 치킨버거와 콜라를 시켰는데 이 무슨 날벼락인가!! 도저히 다 먹기가 힘들었던 나는 결국 카운터에 가서 새로 메뉴를 시킬 수밖에 없었다. 음식을 새로 시킬 때 다시 한번 메뉴를 찬찬히 봤다. 그리고 발견했다. 메뉴 맨 오른쪽 편에 향신료가 들어있다고 표시된 빨간 마크를... 카운터 점원에게 다시 물어보니 버거에는 매콤한 카레 스파이스 믹스가, 콜라에는 매콤한 오레가노가 들어간 것이라 했다.
인도 패스트푸드점에 가면 아는 메뉴라고 자만하지 말고 메뉴판을 꼭 자세히 들여다보자. 앞에만 쓱 봤다가 시키면 향신료가 입에서 대폭발 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게 인도에서 살다 보니 향신료가 들어간 패스트푸드에도 차츰 적응이 되었다. 처음에는 오묘한 맛에 인상을 찌푸렸지만 나중에는 피자 먹을 때 오레가노를 꼭 뿌려 먹었다. (오레가노란 민트 종류에 속한 허브로, 바질, 파프리카 가루 등과 함께 잘 쓰이는 시즈닝의 종류이다.)
인도의 도미노피자나 피자헛은 핫소스와 함께 오레가노를 제공한다.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갈 때 한국피자는 오레가노를 안 주는데 이제 무슨 맛으로 먹지라는 걱정까지 되더라.. 물론 오래 살아도 손이 가지 않는 음식이나 식재료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인도의 향신료는 서서히 우리의 입과 혀를 그 오묘하고 독특한 맛으로 사로 잡아간다. 나중에는 향신료가 없으면 음식이 미완성인 것처럼 느껴지게 말이다.
그리고 인도는 채식주의자들이 많기에 패스트푸드점에 대부분 비건 푸드가 있다. 맥도날드에서 파는 비건 푸드인 'Veggie 버거'의 경우, 안에 콩고기로 만든 패티가 들어간다. 고기 패티보다는 좀 덜 기름지고 담백한 편이다. 버거로 먹으면 일반 버거와 큰 차이가 없이 느껴진다.
다만 인도 맥도날드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패티의 경우 닭고기만 주로 쓴다는 것이다. 비프버거나 포크버거는 잘 없고, 주로 치킨 버거만 있다. 왜냐면 인도인들은 소고기를 안 먹지만, 돼지고기도 잘 먹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나도 인도에 가서 고기라고 하면 닭고기만 주야장천 먹었다. 치킨 티카 마살라, 탄두리 치킨 등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요리는 모두 닭고기 요리였다. 돼지고기를 먹고 싶으면 한국이나 해외여행 갔을 때 사와 먹곤 했다.
인도 음식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을 뽑으라고 한다면 방금 말한 탄두리 치킨이 아닐까 싶다. 보통 처음 인도 레스토랑에 가게 되는 사람이 있으면 나는 탄두리 치킨, 치킨 티까 마살라, 난, 라씨 조합을 추천한다. 누가 먹어도 크게 실패하지 않는 조합이다. 숯 향이 가득한 빨간 양념의 탄두리 치킨은 겉바속촉의 진수이다.
마살라는 인도 음식에 사용되는 혼합 향신료를 일컫는 말인데, ‘혼합’이 의미하는 만큼 정말 다양한 방식의 식재료와 어우러진다. 토마토와 크림 베이스의 치킨 티까 마살라 외에도 시금치와 치즈를 넣은 그린 커리가 유명하고, 그 외에도 팥맛이 나는 렌팅 콩 커리인 달 마카니가 유명하다.
마살라를 시키면 흰쌀밥이 나오는데 인도의 쌀밥은 끈기가 있는 우리나라식과는 달리 찰기가 없이 풀풀 흩날린다. 흩날리는 밥을 커리에 비벼 먹으면 정말 매력적이다. 하지만 날리는 식감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밥 대신 인도식 빵인 '난'과 먹길 추천한다.
난은 화덕에서 구어 나오는데 보통 플레인 난과 버터 난, 갈릭 난이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맛있는 버터난은 버터의 풍미가 그득하며 폭신폭신한 빵을 먹는 느낌이 든다. 갈릭난은 짭조름한 마늘의 향기를 느끼면서 좀 더 바삭하게 먹을 수 있다.
한국에 와서 가장 잊지 못하는 음식이 바로 이 난을 마살라에 찍어 먹는 것이다. 한국 마트에 가보면 난 믹스를 많이 판다. 난 믹스를 사 와 레시피를 보고 많이 만들어봤지만, 인도 화덕에서 갓 구워 나온 난을 이기기엔 역부족이었다.
음식을 다 먹고 나면 인도의 요거트음료 라씨로 꼭 마무리를 했다. 인도 요리는 코코넛오일과 같은 식물성 기름을 많이 넣기에 다 먹고 나면 더부룩한 경우가 많다. 이때 상큼한 라씨를 먹으면 느끼함과 더부룩함이 쑥 내려간다.
라씨의 경우도 플레인 라씨와 스위트 라씨가 있는데 특히 이 스위트 라씨의 상콤하고 달달한 맛은 인도의 더위마저 싹 가시게 해 준다. 라씨에 라임이나 망고 등을 추가해서 먹는 경우도 있다. 라씨 외에 밀크티와 비슷한 차이티, 망고나 코코넛 음료도 길거리 상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기 있는 음료이다.
마지막으로 인도의 길거리 음식으로 유명한 것 중에 남인도의 대표 음식인 ‘도사’가 있다. 발효시킨 쌀과 검은 렌틸콩 반죽을 얇게 부쳐 나오는 음식으로 크레페나 팬케이크와 비슷하다. 주로 삶은 감자나 익은 채소로 속을 채워 먹는데, 그 속 재료에 따라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도사만큼 유명한 길거리 음식으로 ‘사모사’가 있다. 감자나 채소, 카레로 속을 채운 튀김 만두라고 보면 된다. 인도 어느 지역을 가도 쉽게 볼 수 있는 유명한 음식이다.
한국에서도 인도 음식점이 굉장히 많아졌고, 현지에서 실제 먹었던 음식들처럼 대부분 맛있었다. 인도에 다양한 종교와 문화가 있는 만큼, 음식 또한 그 개수가 정말 다양하고 매력이 많다. 그렇기에 아직 인도 음식을 시도해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탄두리 치킨 정도부터 천천히 도전해 보길 추천한다. 한번 접해보면 아마 나중에는 한국에 있는 인도 음식점을 찾아다니게 될 만큼 매력적이라고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