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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나송 Dec 03. 2024

끝이 보이지 않을 때

길 위에서 얻은 위로


강원도로 갈 때면 항상 긴 터널을 지난다.

짧은 터널을 지날 때면

호기심에 신이 났던 아이였는데

그날은 물었다.


"엄마, 언제 끝나? 무서워... 왜 빛이 안 보여?"


괜찮다고 달랬지만,

터널을 지나고서야 아이 얼굴에 웃음이 돌아왔다.  






주변을 둘러보면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위로하고 싶지만,

어설픈 위로가 자칫 조언처럼 들릴까 두려워

말 한마디도 조심스럽다.

그래도 마음이 간다.

그나마 다행이다.

잠시나마 그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으니...






터널 안에 있으면 끝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 끝이 너무 멀게 느껴진다.

머리로는 터널을 지나야 만

목적지에 닿을 수 있음을 알지만,

마음은 자꾸 돌아가고 싶어 진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끝이 없는 터널은 없다는 믿음이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믿음을 함께 나누는 것.






터널 안에서는 모른다.

산을 넘어가는 것보다

터널을 지나는 것이

훨씬 빠르고 수월한 길이라는 걸.


터널을 빠져나왔을 때 빛은

어둠 속에서 기다렸기에

더 눈부신 것이다.


터널은 내가 산을 넘느라 지칠까 봐

산이 내게 내어준 고마운 길이다.




건반 밖 엄마, 서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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