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따뜻한
이른 아침 눈 소식을 뉴스로 접하고
얼른 커튼을 걷었다.
소복이 쌓인 눈에 설레기보다
올해의 끝자락에 온 것만 같아서 아쉬웠다.
눈 뜨면 찾을 것 같아
보관해 놓은 부츠와 장갑을 꺼냈다.
작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당연하다는 듯
설레는 마음으로 신은 부츠 끝에
아이 발가락이 꽉 닿았고
장갑은 손목까지 다다르지 못했다.
쑥쑥 크는 아이들이 내심 기특하면서도 아쉬운 맘에
작아진 신발에 미안함을 느끼며
새로 장만하자고 얘기했다.
자라는 게 마냥 기쁜 아이들인데, 나는
붙잡을 수 있다면 잠시 붙잡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다녀올 수 있다면 잠시 다녀오고 싶은 시간들이 있다.
그럴 수 없음을 알아
좀 더 진하게 사랑하고
좀 더 감사하며 살아야지 하면서도
살 때는 그게 보이지 않는다.
어리석은 인간.
펑펑 내리는 눈이
아쉽지만 감사하다.
덕분에 아이가 자람을 알았으니
오늘은 눈 보다 따뜻해져야지.
건반 밖 엄마, 서나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