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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순혁 Dec 14. 2024

도로 곳곳에

에세이

도로 곳곳에

눈물이 번집니다


흐릿해지는 거리

사람 한 명 보이지 않고

길고양이만이 어슬렁거립니다


가로등은 아침이 밝았는데도

제 몸에 붙은 불을 끄지 않고

시간에 사그라들기를 기다립니다


날벌레들은 온 데 간 데 보이지 않습니다


흐르는 시간을 벗 삼아 노래를 한다면

아마 끊이지 않는 울림이 되겠지요


결국에는 눈물로 끝맺어질

구슬픈 노래가 되겠지요


맨발로 춤을 추는 여인의 이야기는

바람에 실려 날아와 제 귀에 머물고

저는 그 여인을 생각하며

손끝을 까딱거립니다


곧이어 저녁이 되겠지요

가로등은 그제야 불을 끌까요

자기를 필요로 하는 것들이 나타나야 힐 텐데


그를 감안하지 않고,

도로 곳곳에

그리움이 화하게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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