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아직 이른 봄
칼날 같은 바람이
몸을 베고 지나갈 때
그 상처를 부여잡고
숲속으로 향한다
나무들을 가림막 삼아
나무에 기대어 앉아
상처를 바라본다
피는 나지 않지만
피보다 빨간 흉터가 자리 잡았다
아직 냉기 어린 바람을 피해,
칼날같이 매서운 바람을 피해,
나는 숲속에 안착한다
이 바람이 멎는 날이 오면은
그때에야 비로소 고개를 빠끔 내밀고
주위를 두리번거릴 것이다
이 바람이 잠잠해지는 날이 오면은
그때에야 비로소 숲속에서 나와
언덕에 오를 것이다
언덕에 올라 떠오르는 태양과
지는 달을 눈에 담을 것이다
울긋불긋한 온몸을 부여잡고
햇빛에 상처가 가라앉는 모습을
나는 바라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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