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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국은 사랑을 담고

새해엔 왜 떡국을 먹어야 할까

by 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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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국에 새겨진 시간"


시간은 쉼 없이 흘러 어제의 해가 또다시 떠올랐다. 월과 일만 바뀌던 달력이 이제는 2025년이란 새로운 숫자를 품었다. 어수선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며 가족들과 소박한 시간을 보냈다.
무안 공항의 안타까운 소식을 나누다 보니 어느새 새벽이 찾아왔다. 해맞이는 놓쳤지만, 마음은 따뜻했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과 와인 잔을 기울이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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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우리는 특별한 의식을 치렀다. 각자의 나이만큼 떡국을 담아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곰국에 새우와 소고기 고명을 얹은 떡국 한 그릇. 맛있다는 소리가 식탁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하얀 떡국 위로 포개진 세월이 눈부셨다. 그릇 속 하얀 가락들은 마치 우리가 걸어온 시간의 흔적 같았다. 스물다섯 개의 떡이 쌓인 그릇, 서른세 개의 떡이 담긴 그릇. 숫자로 표현된 세월 앞에서 우리는 잠시 말을 잃었다가, 이내 폭소가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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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어떻게 다 먹나요?"

"우리가 정말 이만큼 살았나?"

"언제 다 먹지?"
시간은 우리를 조금씩 더 나이 들게 했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순간만큼은 여전히 어린아이 같은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무탈했던 지난 한 해에 감사하며, 2025년의 첫걸음을 내딛는다. 새로운 희망을 안고서. 그릇 속 하얀 떡들은 우리가 살아온 날들의 무게였다. 때로는 무겁게 느껴졌던 시간도, 가족과 함께라면 따스한 웃음으로 녹아내린다. 새해는 이렇게 우리의 나이만큼 쌓아 올린 사랑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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