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왜 떡국을 먹어야 할까
새해 첫날, 우리는 특별한 의식을 치렀다. 각자의 나이만큼 떡국을 담아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곰국에 새우와 소고기 고명을 얹은 떡국 한 그릇. 맛있다는 소리가 식탁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하얀 떡국 위로 포개진 세월이 눈부셨다. 그릇 속 하얀 가락들은 마치 우리가 걸어온 시간의 흔적 같았다. 스물다섯 개의 떡이 쌓인 그릇, 서른세 개의 떡이 담긴 그릇. 숫자로 표현된 세월 앞에서 우리는 잠시 말을 잃었다가, 이내 폭소가 터져 나왔다.
"이걸 어떻게 다 먹나요?"
"우리가 정말 이만큼 살았나?"
"언제 다 먹지?"
시간은 우리를 조금씩 더 나이 들게 했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순간만큼은 여전히 어린아이 같은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무탈했던 지난 한 해에 감사하며, 2025년의 첫걸음을 내딛는다. 새로운 희망을 안고서. 그릇 속 하얀 떡들은 우리가 살아온 날들의 무게였다. 때로는 무겁게 느껴졌던 시간도, 가족과 함께라면 따스한 웃음으로 녹아내린다. 새해는 이렇게 우리의 나이만큼 쌓아 올린 사랑으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