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대로인데 뭐가 변한 걸까
황창연 신부님 목소리가 출근길 차창 안으로 스며든다. 종교를 초월한 삶의 지혜가 오랜 벗처럼 다정하게 귓가에 맴돈다. 청량한 새벽 공기마저 마음을 맑게 씻어주는 듯하다.
순탄해야 할 내 길은 어쩌다 이리도 굽이졌나? 롤러코스터 같은 기복 속에서 한참을 헤맸다. 신부님 강의는 작은 속삭임으로 답해주었다.
바로 욕심. 그렇다. 욕심이었다.
실타래처럼 얽힌 지난날들. 매 순간 최선이라 위안 삼았으나 돌아보면 아쉬움만 가득하다. 정상만 바라보다 중턱에서 무너진 등산객처럼. 작은 봉우리부터 차근차근 올랐더라면...
강물은 자연스레 흐르듯 새해 다짐도 그렇게 시작한다. 작심삼일 유혹이 언제나 도사리지만, 거창한 계획은 시작조차 버겁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작심삼일은 시작점일 뿐. 사흘 지나면 또다시 사흘. 하루하루 쌓아가다 보면 어느덧 변화라는 정상에 서 있으리.
2025년,
욕심을 내려놓고 꾸준하게 일상을 살아 내기로 했다.
브런치 글쓰기,
5년 다이어리 작성,
해빙노트 기록
아침 이부자리 정돈,
스트레칭과 산책, 명상과 사색
매일 한 장 필사,
30분 이상 독서,
식단조절
해마다 빠지지 않던 다이어트도 올해는 '건강 챙기기'로 바꾸어본다. 스트레칭, 걷기, 산책으로 자연스레 다이어트를 맛보려는 작은 속임수다. 다이어트를 생각하면 굶식, 무리한 운동부터 떠오르다 보니 미리 지친다. 그래서 뇌를 속이기로 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한다.
욕심이란 무거운 짐을 내려놓겠다는 마음만으로도 한결 가볍다. 물결이 자연스레 흐르듯, 순리를 따라 살아가리라. 후회 없는 하루, 작은 일상의 기쁨, 비움으로 채워지는 여유를 누리며.
굽이굽이 흘러 바다로 향하는 강물처럼
서두르지 않고
비교하지 않고
오롯이 나다움으로
나만의 바다를 향해 흘러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