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 일어날까?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스쳐 지나갈까? 세상이라는 거대한 무대에서 숨 가쁘게 달려온 일주일, 마침내 기다리던 주말이 찾아왔다. "어쩌다 보니 나 홀로 집에 있게 되었네." 문득 던진 혼잣말에 실소가 흘러나온다.
정년이를 만날 수 있는 황금 같은 주말, 늦잠도 자고, 드라마도 보고, 책도 읽고, 글도 쓸 수 있는 나만의 특별한 시간이 주어졌다. 처음에는 덩그러니 빈집을 지키는 외로운 집사가 된 것만 같아 쓸쓸한 가을이 더 쓸쓸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정말 혼자일까? 침대 위에서 쌔근쌔근 숨소리를 내며 깊은 잠에 빠진 똘이와 신이를 바라본다. "신아, 똘아,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내 목소리에 귀만 살짝 꿈틀거리는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까만 밤하늘을 닮은 신이의 반짝이는 털과, 은은한 달빛 같은 똘이의 부드러운 털을 쓰다듬으며 나는 오늘도 행복한 고독을 만끽한다.
시간이 참 많이도 흘렀다. 한때는 '애완견'이라 불렀던 강아지의 호칭이 이제는 '반려견'이라는 이름으로 인간의 삶의 가장 소중한 동반자가 되었다. 인간은 100세를 바라보고 반려견은 20세를 꿈꾸는 시대, 우리는 서로에게 가장 든든한 동지가 되어간다.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 싶을 때도 옆에 붙어 앉아서 꼬리를 흔들어주지." 때로는 사람보다 더 깊은 위로가 되는 이 작은 생명체들.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눈빛, 조건 없이 건네는 따뜻한 온기, 언어는 달라도 느낌으로 전달되는 소통
창밖으로 달빛이 스며드는 고요한 밤, 나는 또 다른 감사함을 발견한다. 고독과 평화가 공존하는 특별한 시간. "신아, 똘아, 사랑해. 오래오래 건강하게 같이 지내자." 사랑한다는 말에 귀를 쫑긋 세우는 두 녀석의 반응에 또 한 번 미소를 짓게 된다.
우리에게 진정한 위로는 무엇일까? 어쩌면 그것은 말없이 곁을 지켜주는 따뜻한 반려견의 숨결, 그 자체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