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연재 중 사랑의 본질 06화

라이킷 20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라파엘다 Nov 17. 2024

이해와 공감

그녀와의 만남은 그에게 점점 더 깊은 의미를 가져다주었다. 이제는 그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그녀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일이 되었다. 대화 속에서 그녀가 건네는 작은 이야기조차 그의 마음속에서 진하게 퍼져 나갔다. 그런 감정이 하루하루 그를 변하게 했다.

어느 날 저녁, 두 사람은 함께 산책을 나섰다. 낙엽이 떨어지는 계절, 쌀쌀해진 바람 속에서도 그들은 서로의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날 그녀는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꺼냈다. 행복한 기억도 있었지만, 꽤 많은 부분이 그녀의 내면에 남은 상처와 혼란에 관한 것이었다.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느꼈던 외로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던 두려움,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마음속에 자리 잡은 불안정한 감정들. 그녀는 감정을 최대한 조심스럽게 이야기했지만, 그의 표정에는 그 모든 이야기를 헤아리며 함께 느끼는 공감이 고스란히 묻어나 있었다.

그녀가 잠시 멈춰서 눈을 피하자, 그는 그녀의 손을 가만히 잡아 주었다. "그때 많이 힘들었겠어요, " 그는 조용히 말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작게 미소를 지었다. "누군가가 그 시절 나를 이해해 주고, 내가 느끼는 감정에 공감해 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었어요." 그녀의 말에 담긴 작은 떨림은 그의 마음까지 울렸다. 그는 순간 가슴이 먹먹해졌다. 자신의 말을 넘어선, 그녀가 겪어온 감정을 온전히 이해해주고 싶었다.

그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도 비슷한 외로움을 느꼈던 적이 있어요. 겉으로는 괜찮은 척했지만, 혼자 있을 때면 자꾸 공허해지고 허탈해졌어요. 그럴 때마다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했어요. 그런데 지금 당신에게 그 얘기를 할 수 있어서 정말 고마워요."

그녀는 그의 진심이 담긴 말에 깜짝 놀란 듯 그를 바라봤다. "그랬군요. 저도 당신이 겪었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녀의 눈빛은 부드럽고 따뜻했다. 그는 처음으로 자신의 아픔을 진정으로 이해해 주는 사람을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이후로, 그들은 서로의 이야기에 더 솔직해졌다. 과거의 상처, 현재의 불안, 미래에 대한 작은 걱정들까지. 그가 예전에는 혼자 안고만 있던 감정들이 이제는 그녀와 나눌 수 있는 것이 되었다. 그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며 대화를 나누면, 마치 무거운 짐을 조금씩 내려놓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그녀에게 언제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주었고, 그녀 역시 그에게 마음을 열어 진정한 자신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어느 날, 그는 그녀와 커피숍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저도 아직 많이 불안해요. 내가 가는 길이 맞는지, 내가 선택한 방향이 옳은지 확신이 들지 않을 때가 많아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당신과 함께 이야기하다 보면 그런 불안감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 같아요. 당신이 내 곁에 있어서 그런가 봐요."

그녀는 그의 말을 듣고 따뜻하게 미소 지었다. "저도 그래요. 당신과 이야기하면서 저 자신에 대한 확신이 조금씩 생기는 것 같아요.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이렇게 큰 위로가 될 줄은 몰랐어요."

두 사람은 그날 그 대화로 인해 서로에 대한 신뢰가 더 깊어졌다. 그들은 서로가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했다. 그녀의 작은 웃음소리 하나에도, 그의 말 한마디에도 서로의 진심과 믿음이 담겨 있었다. 그들은 이제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는 확신을 느꼈다. 그녀가 웃으면 그도 함께 웃었고, 그녀가 슬퍼하면 그 역시 슬퍼했다.

그가 그녀와 함께하는 시간은 이제 단순히 함께하는 시간이 아니라, 그들 각각에게 의미 있는 성찰과 치유의 시간이 되었다. 그녀와의 대화 속에서 그는 자신을 돌아보고, 과거의 상처를 조금씩 치유해 나갔다.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속에 감춰둔 아픔을 알아주고, 그 아픔을 함께 나누며 서로를 이해하는 데 익숙해져 갔다.

어느 날 밤, 그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지금 느끼는 이 감정들이 모두 당신 덕분이에요. 당신이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고, 내 마음을 이해해 주어서 내가 이렇게 편안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녀는 그 말을 듣고 눈이 살짝 젖었다. "나도 그래요. 당신이 나를 이렇게 진심으로 이해해 주고, 공감해 주어서 내가 조금씩 나를 받아들이게 된 것 같아요."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조용히 웃었다. 그 미소 속에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그들은 서로에게 진정으로 마음을 열었고, 진심으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관계가 되었다. 이 순간 그들에게는 아무런 의심도 불안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저 서로의 존재가 큰 위로와 기쁨으로 느껴질 뿐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서로에게 깊은 감동과 위안을 주는 관계로 나아갔다. 함께하는 시간이 쌓일수록 그들의 인연은 더욱 단단해졌고, 그들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 잡아가고 있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