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과 변호사로서의 나: 숨겨진 진실을 찾아서

by 법무법인 에이블 진승기변호사 Nov 08. 2024

저는 이혼과 형사 사건을 다루는 변호사입니다. 매일 사람들의 다양한 사연을 접하며 사건 기록을 꼼꼼하게 검토하는 것이 저의 일상입니다. 하지만 그저 기록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저는 그 안에 숨어 있는 작은 단서들을 찾아내는 것에 남다른 흥미를 느낍니다. 마치 제가 추리소설 속 탐정이라도 된 기분이지요.

특히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좋아하는데, 그의 작품은 사건의 깊이를 꿰뚫어보는 탐정의 시선과 논리적 전개가 정말 매력적입니다. 제가 가장 재미있게 읽은 작품은 용의자 X의 헌신입니다. 이 작품 속 등장인물들이 진실을 숨기고, 그 안에 또 다른 진실이 숨어 있는 복잡한 구조는 저의 직업적 감각과도 잘 맞습니다. 한 치의 빈틈 없이 구성된 논리를 따라가며 숨겨진 단서를 찾아내는 것은 그 자체로 짜릿한 경험입니다.

실제로도 저는 형사 사건에서 수사기관이 놓친 증거나 사실관계를 발견해내어 의뢰인의 무죄를 이끌어낸 적이 몇 번 있습니다. 또한, 이혼 소송에서는 감정서에 있는 모순점을 찾아내어 보완 감정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마치 제가 현실 속에서 작은 퍼즐 조각들을 맞추어가며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는 탐정이 된 기분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추리소설은 저에게 그저 취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숨겨진 단서를 발견하는 기쁨과 복잡한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을 통해 저의 직업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습니다. 현실과는 다르지만, 그런 소설 속에서 얻는 영감과 열정은 저의 일을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듭니다. 누군가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추리소설 속 탐정이 되고 싶은 변호사라니!”라고 웃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책들이 저에게 주는 에너지로 더욱 날카로운 눈을 키우고, 진실을 향한 여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