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마음과 몸이 써 내려간 이야기
지난해 11월 5일 브런치스토리에 첫 글을 발행하고 1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살아온 시간에 비하면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놀랍게도 브런치스토리는 현재 나의 삶에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그전에도 글은 꾸준히 써왔으나 제각각 단편적이라 하나의 스토리로 묶을 수 없어서 어딘가 헛헛함이 느껴지곤 했습니다. 그러나 브런치스토리라는 플랫폼에서는 연재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글의 주제를 정하고 목차를 미리 생각하여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새로운 글쓰기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브런치스토리가 하나로 연결된 글쓰기를 시작하도록 나를 이끌어준 것입니다.
덕분에 나만을 위한 독백이 아닌 독자를 향한 말 걸기가 가능해졌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타인을 향한 말 걸기는 결과적으로 나의 내면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독자에게 말을 걸기 전에 나 자신과 무엇에 대해 쓸지를 지속적으로 이야기 나누어야 했으니까요. 그런 과정에서 글은 결국 이제까지 나의 경험의 총합, 곧 나의 모든 생각과 마음과 몸이 같은 방향을 향해 함께 써 내려간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생각 따로 마음 따로 몸 따로인 글은 없습니다. 그런 글이 있다면 진짜 글이라기보다는 글을 흉내 낸 말들일뿐이겠지요. 살아오면서 경험한 수많은 일들을 생각하고 마음에 담긴 것들을 진심을 담아 한 문장 써내는 순간, 그 뒷이야기는 몸이 기억하며 술술 써 내려갔습니다. 그렇게 생각과 마음과 몸이 함께 써내는 나의 이야기를 브런치스토리를 통해 만나게 된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 브런치스토리 덕분에 작가라는 이름을 미리 얻게 되었습니다. 나는 작가란 공모전 입상을 통해 등단하거나 책을 출판하거나 두 가지 방법만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언제나 도전해야지 해야지 하면서도 내 원고를 공모전에 응모하기에는 완성도가 부족하게 느껴졌고 출판을 하기에는 글의 분량이 충분하지 않아 멀게만 느꼈지요. 마치 버킷리스트의 상위 목록처럼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죽기 전에는 꼭 하겠다는 다짐 아닌 다짐을 하면서요. 일상이 아닌 만큼 절실하지 않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우연히 알게 된 브런치스토리에 작가신청을 하고 글을 쓸 수 있게 되면서 이제까지 생각해보지 못했던 방식으로 작가라는 이름을 너무 쉽게 얻게 되었습니다.
그 이름의 힘 때문일까요. 이제 글쓰기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절실해졌습니다. 이곳에서 공공연하게 불리는 작가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은 진정한 글을 쓰는 작가가 되어야겠다고 말입니다. 브런치스토리를 통해 작가가 되는 길에 들어설 수 있어서 기쁩니다. 홀로 쓰는 외로운 글쓰기가 아닌 함께 쓰는 동행의 글쓰기를 할 수 있어 행복한 나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