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글은 매우 짧습니다. 평소의 절반 수준이라 읽기 부담스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팀원 갈등과 충돌로 골머리를 싸매고 계신다면, 자신 있게 말씀드리건대 이 글만큼 도움이 되는 내용도 없을 거라 확신합니다.
회의를 하다 보면 순간 분위기가 "얼어붙는" 상황이 있습니다. 보통 "이거 도대체 왜 이렇게 하자는 거예요?" 식의 공격적인 대화가 오고 갈 때 그런데요. 마케팅과 개발팀을 예로 들면, 처음엔 단순한 기능 개선 논의를 하다가 어느새 감정싸움이 되고, 결국 회의가 흐지부지 되는 상황이죠.
갈등의 종류
감정적 갈등 vs 건설적 갈등
갈등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감정적 갈등'과 '건설적 갈등'.
그리고 이 둘의 차이는 "문제 해결에 집중하느냐" 아니냐로 갈립니다. 순차적으로 설명드려 볼게요.
감정적 갈등이란 문제 해결보다 상대방을 탓하는 데 집중하는 것입니다. "저쪽은 항상 저래", "우리 의견은 항상 무시해", "걔네 부서는 일도 안 하면서" 같은 말들이 오가는 상황입니다. (한 번은 이런 상황 겪어보셨죠?)
이런 상황이 무서운 이유는, 감정적 갈등은 전염병처럼 퍼진다는 것입니다. 한 팀이 다른 팀을 불신하기 시작하면, 모든 대화가 비난으로 변하고, 협업은 불가능해지죠. 예시로 볼까요?
한 회사의 마케팅 팀이 "첫 구매 고객 전원 무료 배송" 신규 프로모션을 기획했습니다. 하지만 물류팀에서 반대했고 여기서 문제가 시작됐습니다.
"물류팀은 항상 저래. 우리 일을 방해하기만 해."
"마케팅팀은 현실도 모르면서 탁상공론만 하지."
"걔네랑 일하기 싫어. 이번에도 또 우리 힘들게 할 거잖아."
"그냥 팀장님이 알아서 결정하시겠지. 그냥 하라는 대로 하자"
이런 식의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형식적인 회의만 반복됐고, 업무에서 골든 타임을 놓쳤습니다. 이런 사태가 계속 반복되니 팀 간 불신의 골이 더욱 깊어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이런 분위기에서는 성장할 수 없어요"라며 핵심 인재들도 퇴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감정적 갈등이 지속되면 그 회사는 성장하기 굉장히 어렵습니다. 사실상 멈출 수밖에 없죠. 목표를 향해 달려가기 위해서 힘을 모아도 될까 말까인데, 이런 식의 분위기라면 한 걸음 떼는 것조차 힘들 테니까요.
건설적 갈등이란 서로 다른 의견을 통해 더 나은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이 방식의 장단점을 살펴볼까요?", "생각하는 기준이 다른 것 같은데, 각자의 관점을 정리해 보면 좋겠네요" 같은 대화가 그 예시입니다.
앞서 살펴보았던 예시를 건설적 갈등으로 바꿔볼까요?
"무료 배송이 물류팀에 부담이 될 것 같은데, 어떤 점이 걱정되시나요?"
"현재 처리할 수 있는 주문량이 하루 100건인데, 예상 주문량은 300건입니다."
"아, 그렇군요. 그러면 처음 100명에게만 적용하고, 이후엔 2만 원 이상 구매 시 무료 배송은 어떨까요?"
"좋아요. 그럼 저희도 그에 맞춰 마케팅 프로모션을 준비해 볼게요"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해결책을 찾아가다 보니, 오히려 더 현실적인 프로모션이 탄생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에서 보듯 모든 갈등이 나쁜 건 아닙니다. 오히려 건강한 갈등은 조직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됩니다. 반드시 필요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리더는 "건설적인 갈등 장려", "감정적 갈등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것"에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다행인 점은 모든 갈등은 처음에는 "건설적인 갈등"에 해당한다는 점인데요.
문제는... 건설적 갈등을 어떻게 다루는지 몰라 "감정적 갈등"으로 번질 때까지 방치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감정적 갈등은 마른 낙엽 위에 붙은 불길과 같아서, 순식간에 조직 전체로 그 분위기가 확산되죠.
제가 지금까지 글을 쓰면서 "인재 밀도가 성장의 전부"라고 줄기차게 강조해 왔습니다. 실력 있는 인재들은 감정적 갈등이 팽배한 조직을 금방 떠납니다. "여기선 성장할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결국 남는 건 정치와 비난뿐. 이는 곧 회사의 죽음을 의미합니다. 갈등을 다루는 기술을 알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건설적 갈등을 다루는 3가지 방법
즉, "서로 안전하다는 느낌"이 있어야 한다는 뜻인데요.
연인 관계를 생각해 보면 쉽습니다. 서로 신뢰하는 연인은 "당신 요즘 이상해"라는 말에도 "내가 뭐가 잘못됐나?" 돌아봅니다. 하지만 신뢰가 없으면 "너나 잘해"하며 싸움이 됩니다.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신뢰가 있어야 비판도 피드백으로 받아들일 수 있죠.
신뢰 문화를 구축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래 링크에 담아두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건설적인 논쟁도 감정싸움으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이 방식의 장단점이 뭘까?"로 시작한 대화가 시간이 지나면 "왜 자꾸 우리 의견을 무시하지?"로 변합니다. 해결이 늦어질수록 팀은 진영으로 나뉘고, 문제 해결은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
대개 많은 리더가 저지르는 실수가 "올바른 의사 결정"을 내리려 결정을 자꾸 미루는 것에 있습니다. 고민은 짧고 굵게 하라는 격언이 있죠? 조직에서 이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습니다. 이 함정에 빠지면 팀원이 줄퇴사하는 상황까지 갈 수 있으니, 아래 칼럼은 반드시 읽어주세요.
위의 칼럼에서 상세히 설명드렸었는데요. (안 읽어보셨다면 꼭 읽고 와주시기 바랍니다)
갈등은 애초에 예민한 사안입니다. 빠르게도 중요하지만 "잘"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죠. 아래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Framework 공유드립니다.
[갈등 해결 Timeline]
1. 당사자간 직접 대화 (48시간 내)
2. 합의 실패 시 중재자 참여 (24시간 내)
3. 중재 실패 시 최종 의사결정자 판단
[의사 결정 기준]
- 실험과 검증이 쉬운 방안
- 데이터로 입증 가능한 방안
- 회사의 미션/비전과 정합성이 높은 방안
실제 적용한 예시를 볼까요?
김 대리는 마케팅 전략을 새로 기획했습니다. 팀원들과 함께 콘텐츠 마케팅을 제안했고, 블로그와 유튜브에 꾸준히 콘텐츠를 올리면서 회사의 전문성을 보여주자는 의견이었습니다.
반면 박 팀장은 유명 인플루언서와 협업하자고 했습니다. 비용이 3배 더 들지만, 빠르게 회사를 알릴 수 있다고 봤습니다. 회의로 결정이 나지 않자 아래의 절차를 밟았습니다.
먼저 팀원들과 팀장이 만나 솔직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김 대리는 블로그 성과 데이터를 보여줬고, 박 팀장은 경쟁사의 성공 사례를 가져왔습니다.
이틀간 논의해도 합의가 안 되자, 마케팅 이사가 나섰습니다. "두 방안 모두 테스트해 보면 어떨까요? 2주 동안 진행 후 데이터를 보고 주력 전략으로 선택해 보죠"라고 제안했습니다.
인플루언서 1명과 시작하고, 동시에 2주간 콘텐츠 마케팅 테스트 결과, 콘텐츠 마케팅이 비용은 적게 들면서 고객 반응이 더 좋았습니다. 팀은 이를 주력 전략으로 선택했고, 3개월 후 다시 성과에 기반해 전략을 재검토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사례의 결과는 인상적이었습니다. 콘텐츠 마케팅을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블로그 방문자 수는 월 3만 명을 넘었고, 그중 15%가 서비스 가입으로 이어졌습니다. 더 중요한 건 팀 문화였습니다. "실험해 보자"는 접근법은 이후 다른 갈등 상황에서도 표준이 됐습니다. 팀원들은 자신의 의견을 더 자유롭게 제시하기 시작했고, 모든 제안은 작은 실험을 통해 검증됐습니다.
위 사례는 앞서 말한 세 가지 원칙이 어떻게 실제로 적용되는지 보여줍니다.
첫째, 신뢰를 바탕으로 솔직한 의견을 나누었다
둘째, 빠른 실험과 결정으로 해결 속도를 높였다
셋째, 명확한 의사결정 프레임워크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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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저희는 갈등의 두 얼굴과 이를 다루는 세 가지 원칙을 살펴봤습니다.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갈등은 2가지가 있다. 한쪽은 조직을 망가뜨리는 '감정적 갈등', 다른 한쪽은 조직을 성장시키는 '건설적 갈등'이다.
2. 건설적 갈등을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감정적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 이는 조직을 망가뜨릴 수 있기에 리더는 이를 잘 관리해야 한다.
3. 건설적 갈등을 관리하는 세 가지 원칙이 있다. 신뢰 관계를 쌓고, 빠르게 해결하며, 명확한 의사결정 프레임워크를 갖추는 것이다.
오늘 내용 관련하여 궁금한 점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셔도 좋습니다.^^ 앞으로도 3,000명의 창업자 분들을 교육하며 쌓은 인사이트를 토대로,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가기까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칼럼을 발행토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EO스쿨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