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세대가 벌어들인 국부(國富)는?

국부(國富)는 무엇인가?

by 윤세윤

'국부(National Wealth)'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돈? 금?


경영학과 전공자라면 알고 있을 저서 『Bodie의 기본투자론』에서 기업의 가치를 이야기할 때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기업의 부채와 자산을 상계하고 나면 결국 남는 것은 '공장과 인프라'라고 말한다. 이어 책에서는 한 국가의 부(National Wealth)는 그 국가의 생산 시설과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 구조물로 구성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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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부의 진짜 모습, 인프라 구조물에 담겨 있다.


우리나라는 6.25 전쟁 이후 불과 반세기 만에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룩했다. 폐허 속에서 기적을 일궈낸 배경에는 전국 곳곳에 거미줄처럼 깔린 고속도로, 항만, 그리고 쉼 없이 돌아가는 공장 등 인프라와 생산시설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앞선 세대들이 밤낮없이 흘린 땀과 노력으로 벌어들인 돈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바로 이 땅 위에 굳건히 세워진 수많은 인프라 구조물로 축적된 것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공장을 지어라!"고 외치고, 심지어 한국 기업들에게 알래스카 개발까지 요구했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는 '다른 나라 기업들이 벌어들인 부를 미국 땅에 쌓으라'라는 의도이다. 결국 인프라와 생산시설이 곧 국가의 장기적인 경제력과 직결된다는 것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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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조선업 강국 그리스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한때 세계 최고의 조선 기술을 자랑했던 그리스는 재정 위기를 겪으면서 수많은 조선소를 팔거나 해체했다. 그 결과, 지금 전 세계적으로 선박 건조 수주가 다시 활발해졌음에도 그리스 조선업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생산시설과 인프라를 한 번 해체하면 국력이 회복되기 어렵다는 냉혹한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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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앞으로 닥쳐올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인프라 노후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만약 생산인구가 줄어든다는 이유로 도로, 교량, 댐 등 필수 인프라를 방치하거나 해체한다면 어떻게 될까? 다음 세대가 경제적 재도약을 시도하려 해도 이를 뒷받침할 물리적 기반이 사라져 그리스처럼 회복 불능의 상황에 처할 것이다. 국토의 인프라 구조물을 해체하는 것은 단순히 경제 발전의 후퇴를 넘어, 다음 세대가 도약할 수 없는 재앙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현 세대가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보전하여 다음 세대에 넘겨주는 것은 우리의 막중한 책임이다.



다가오는 미래,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사고는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당시에는 시설물 유지관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고, '시설물 안전관리' 개념조차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 이 비극을 통해 우리는 시설물의 유지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되었고, 1995년 '시설물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법과 제도의 정비만으로는 다가올 위협에 완벽하게 대비할 수 없다. 현재 우리나라 인프라의 약 25%가 30년을 넘긴 노후 시설물이며, 2028년에는 그 숫자가 약 61%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동시에 대한민국의 생산연령인구는 2022년 3,674만 명에서 2072년에는 1,737만 명으로 절반 수준으로 급감할 예정이다. 즉, 관리해야 할 노후 시설물은 폭증하는데, 이를 관리할 인력은 급격히 줄어든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엔지니어가 제시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무엇일까? 바로 'AI 로봇를 활용한 노후 시설물 유지관리의 자동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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