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가 시간을 벌게 해준다는 '환상'

by 비타민들레

안녕하세요,

교육학 석사과정 중의 인사이트를 나누는

비타민들레 주디 코치입니다.



조급함과 속도가 시간을 가속하면,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가고

서둘러야 할 시간은 하루를 더 짧게 만든다.


매 순간은 하도 많이 분할되고 미어터질 정도로

채워지다 보니

갈기갈기 찢겨있다.

-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 프레데리크 그로>



믿거나 말거나

올해 9-11월의 제 사주에서

엄청 큰 일과 인연이 들어온다고 하는데

여러 도전적인 날인 것은 분명합니다.



오늘의 학업보고는

서사적 코칭 수업에서 다룬

‘산책’ ‘걷기’ ‘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



‘걷는다는 건, 자신이 되는 것이다’

이 말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이 이야기가 나온 맥락은

‘산책’에서 시작해 ‘걷기’ ‘나아갈 길’

‘시간’과 ‘속도 ‘달리기’ 등의 키워드가 다뤄지며 등장했습니다.


이 문장에 대한 제 해석은 이렇습니다.


걷는다는 것은 두 다리로 걷는 것도 포함하지만

나아가는/진전되는 마음가짐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느낌’을 수반합니다.


또한 멈춰있지 않고 움직이며

주체적으로 나의 발길을 계속 ‘선택’할 수 있는 게

‘자신이 되는 것이다’는 말의 의미이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철학자 니체는 운동 중독이라

하루에 4시간은 꼭 걸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철학자 중에는 그렇게 걷는 사람이 많았고

‘명상’ 중에는 ‘걷기 명상’이 실제 있기도 합니다.


이런 지점만 봐도, 우리에게 산책 또는 걷기라는 행위는

이동과 운동의 목적보다

한층 더 큰 의미가 내재되어 있진 않을까 하는

흥미 거리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걷기 명상은 발뒤꿈치서부터 바닥에 닿아

정성스럽게 ‘밟으며’ 걷습니다.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순서대로 걸으려다 보면

여러 번잡스러운 생각에서 벗어나고

현재를 즐기는 자신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산책은 어떨까요?


좀 색다른 시선으로 ‘산책’을 바라보면,

‘진짜 산책다운 산책’이란 무엇일지 고민에 빠집니다.


천천히 걷는 모든 행위가 산책일까?

집 밖을 나섰다가 돌아오는 게 산책이 맞을까?

거니는 행위 자체가 산책이라면, 산책의 끝은 어디일까? ‘죽음’일까? 등 말이죠.


우리는 ‘속도’가 ‘시간’을 번다고 믿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빨리 하면, 그만큼 시간 대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믿는 게 ‘환상'이래요!


저는 이 문장이 잘 와닿지 않아

수업 후에 좀 찾아보니 여러 관련 연구와 근거가 있더라고요.


우선 ‘일을 빨리 처리하면 ‘생산적’이라는 착각을 주지만,

실제로는 에러율 증가, 재작업 비용 상승으로

총 시간 손실이 발생 확률이 더 높다고 합니다.


또한, 하버드비즈니스리뷰의 연구에 따르면

‘빠른 실행’을 강조하는 조직일수록

번아웃과 품질 저하를 경험할 확률이 높고

‘지속 가능한 속도 (sustainable pace)를 유지하는 팀이

장기적으로 더 높은 생산성과 창의성을 보이기도 한대요.


그리고 독일 철학자 하트무츠 로자는

현대 사회의 가속화를 비판하며

“속도의 증가는 삶의 경험 밀도를 오히려 줄인다”는

주장을 합니다.



예를 들어 이메일이 편지보다 빨라

시간 절약을 가능하게 하지만,

역설적으로 사람들은 그 절약된 시간을

더 많은 활동으로 채우면서

‘시간’의 부족함’을 더 크게 느낀다고 합니다.


이 학자는 후에, ‘가속’이 부정적이다라는 주장만 하지 않고

‘속도의 지배’에서 벗어나

세계와 더 의미 깊은 관계를 회복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다시 걷기로 돌아와,

교수님은 ‘걷기’를 가리키는 다양한 영어 표현을 소개해 주시며

칭하는 단어가 많다면 ‘복잡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말씀도 곁들여 주셨는데요.


제게 와닿는 ‘걷기’의 영어 표현은 역시

aimless wondering입니다.


목적지가 없을 때 저절로 발길을 향하는 곳이

내가 진짜 가고 싶었던 곳 일 수도 있으니까라는

한편의 여유와 잠재성 가득한 시선으로


세상과 관계를 잘 맺어보고 싶네요. :)



여러분에게 ‘걷기’ 란 무엇입니까?

속도가 시간을 벌게 해 준다는 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학업 보고를 읽어주시는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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